가짜 양주 잡는다더니 혈세 '줄줄'…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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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양주 잡는다더니 혈세 '줄줄'…실효성 의문
  • 문유진 기자 eugene@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12월 10일 0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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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별 칩 사용 저조, 앱 사용 사실상 불가… "기술적 보완 시급"
   ▲ 국세청이 홍보한 가짜 양주 판별 방법

[컨슈머타임스] 정부가 가짜 양주 퇴치에 매년 1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이렇다 할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진위를 판독할 수 있는 기기 공급이 저조할 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의 경우 휴대전화 유심(USIM)칩을 따로 장만해야 하는 등 문제가 산적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매년 10억원 이상씩 예산을 쏟는데 효과↓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가짜 양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감별 칩 제도를 시작했다. 지난 2008년 시범사업을 거쳐 작년부터 서울을 비롯한 6대 광역시에서 전면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가짜 양주 판매를 막고 세금 포탈을 줄이기 위해 양주 병 뚜껑에 무선인식칩을 붙여서 출시하는사업이다. 양주 판매 회사가 제품을 출고하면서 리더기로 칩을 인식한 뒤 양주를 납품 받은 유흥주점에서 물건을 받을 때 다시 리더기로 식별하면 그 정보가 국세청 전산망에 입력돼 유통의 투명성이 제고된다.

문제는 유통구조 확립과 소비자들이 가짜 양주에 속지 않도록 하겠다는 당초 정부의 의지와 다르게 치명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지경부와 국세청은 스마트폰 앱으로도 진품 여부를 판독 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특정 회사 특정 브랜드만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리더기 기능이 있는 RFID 유심칩으로 교체를 해야만 일반 스마트폰에서 판별이 가능하다.

이 칩은 SK텔레콤에서 별도판매 한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4만6200원에 달한다. SKT 가입자가 아니면 엄두도 못 낸다. 가짜 양주 판별을 위해 유심칩을 교환하는 일반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부호가 생기는 대목이다.

애플리케이션도 일반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특정 단말기 또는 위에서 언급한 유심칩이 내장된 스마트폰에서만 작동한다.

일반 스마트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는 점도 큰 문제다. 이동통신사 등에서 감별 앱 또는 관련한 기술을 개발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각 업소에 비치된 단말기로만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말기가 없다거나 고장 났다고 둘러대면 일반 소비자는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 "누구나 쉽게 판별할 수 있는 앱 공급 필요"

주류 업체들은 주류 무선인식칩 사업에 연간 80억원의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2009년 19억3000만원, 2010년 13억9000만원, 작년 12억6000만원 올해 15억 등 매년 10억원 이상씩 예산이 투입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매년 쏟아붓고 있지만 활용도가 미비해 예산 낭비하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이기각 국세청 소비세과 조사관은 "매년 투입된 예산은 사업 확대를 위한 것"이라며 "예상된 규모로 확대됐기 때문에 내년부터 모든 유흥주점에서는 가짜 양주를 감별 할 수 있는 기기를 비치하고 소비자가 원하면 언제든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 소비자가 스마트폰으로 가짜 양주를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은 기술적 한계가 있다"라며 "누구나 쉽게 판별할 수 있는 앱 공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컨슈머타임스 문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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