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크라운-롯데 '짱구전쟁' 불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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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크라운-롯데 '짱구전쟁' 불붙다
  • 박효선 기자 phs@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9월 07일 0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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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 원조 삼양에 크라운∙롯데 도전…검정깨∙꿀 등으로 차별화

카피 [copy] 1. 같은 말 : 복사(複寫), 2. '모사'로 순화. (포털 '다음' 국어사전 참조)

국내에 '카피바람'이 거세다. 카피제품이 생활 속 곳곳에서 넘쳐나고 있다.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어느 것이 '원조'제품인지 소비자들은 알아차리기 어렵다.

가짜를 의미하는 '짝퉁'과는 거리가 멀다. 만드는 업체가 분명하고 생산단계가 투명하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불쾌하다. 원조인양 과시하고 당당히 광고하는 '철면피'에 기가 찬다. '진짜' 혹은 '원조'를 추구하는 소비자 패턴은 국적을 불문한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아니다'는 반론이 나올 법 하나 판단은 소비자에게 맡긴다.

중국산 '짝퉁'을 의미하는 '산자이'. 그랬던 산자이가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진짜를 뛰어넘는 '카피제품'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술력이 중심에 있다.

'카피제품'이 얼마만큼 진일보 했을까. 얼마만큼 차별화를 뒀을까. '모방'만 하고 '창조'는 게을리 하지 않았을까. 본보는 국내 식∙음료, 화장품, 문구 등 업계 전반에 불고 있는 '카피제품'의 단면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 삼양식품 '짱구', 크라운제과 '못말리는 신짱', 롯데제과 '크레용 울트라짱' (왼쪽부터)  

◆ 40년 사랑 받아온 삼양의 '짱구'

손가락에 끼워 먹는 재미가 있는 과자. 가운데가 빈 원통형 모양이다. 표면에는 주름이 가득하다. 입안에 넣고 씹는 순간 '와작' 하는 경쾌한 소리가 들린다.

'짱구' 과자를 먹는 모습이다.

시중에는 다양한 '짱구' 과자 제품이 출시돼 있다. 상품명은 제 각각이지만 기본 콘셉트는 모두 흡사하다. 

6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지난 1973년 삼양식품은 스낵 '짱구'를 출시했다. 40년 동안 사랑 받아온 삼양의 '짱구'는 지금도 출시 당시 고유의 맛을 유지하며 장수제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린이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듯 제품 포장은 노랑과 빨강이 주를 이뤘다. 지금도 '짱구' 포장에는 노란색 바탕에 모자를 쓴 짱구의 캐릭터가 삽입돼 있다. 로고 옆에는 '오리지널'표시로 원조임을 강조하고 있다. 삼양의 '짱구'는 담백하고도 달콤한 맛에 계피향이 첨가된 점이 특징이다.

크라운제과와 롯데제과도 같은 모양, 다른 이름으로 짱구 스낵을 선보였다.

크라운은 지난 2000년 '못말리는 신짱'을 내놨다. 크라운의 '못말리는 신짱'은 삼양의 '짱구'와 달리 국산벌꿀로 단맛을 강화했다. 검은깨를 뿌려 모양에 차별화를 두기도 했다.

크라운에 이어 2008년에는 롯데가 '크레용 울트라짱'을 출시했다. '크레용 울트라짱'은 크라운 제품과 마찬가지로 벌꿀과 검은깨를 첨가했다. '못말리는 신짱'에 비해 단맛은 덜하고 과자 두께는 더 두껍다.

업체별로 짱구 과자의 1회 제공량 기준 열량은 150~160kcal로 비슷하다. 짱구를 만드는 재료와 제품 두께 등에는 차이가 있었다.

삼양의 '짱구'에는 계피분말, 볶음참깨, 올리고당이 함유돼 있다. 반면 크라운과 롯데는 벌꿀과 검은깨를 뿌려 차별화를 뒀다.

 ▲ 계피분말이 첨가된 '짱구'와 달리 '못말리는 신짱', '크레용 울트라짱'에는 꿀과 검은깨가 뿌려졌다.(왼쪽부터)

◆ '짱구' 제품명 놓고 업체간 싸움

두께는 삼양의 '짱구'가 가장 두껍고 크라운의 '못말리는 신짱'이 가장 얇다. 롯데의 '크레용 울트라짱'은 삼양 '짱구'의 맛과 크라운 '못말리는 신짱'의 겉모양을 합친 중간형태다.

홈플러스도 자체 상표(PB) 제품 '짱이야'를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짱이야'는 물엿과 계피분말을 첨가해 삼양의 '짱구'와 맛이 비슷하다.

제품명을 놓고 업체간의 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2000년 크라운은 '짱구는 못말려'라는 이름으로 과자를 출시했다. '짱구' 등록상표를 갖고 있던 삼양과 분쟁이 발생하자 크라운은 '못말리는 신짱'으로 이름을 바꿔 상표등록을 했다.

2008년에는 크라운과 롯데가 상품명 쟁탈전을 벌였다. 롯데가 '크레용 신짱'이라는 이름으로 과자를 생산하자 크라운이 소송을 걸었다. 이후 롯데는 '크레용 울트라짱'으로 제품명을 수정했다.

'원조' 삼양과 1, 2위를 다투고 있는 크라운은 지난해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못말리는 신짱' 인기에 힘입어 올해 초 초코 맛 '신짱초코'를 선보였다. 향후 2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컨슈머타임스 박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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