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가격인하? 수리비용 턱없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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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가격인하? 수리비용 턱없이 비싸다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6월 25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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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대비 부품값 6.3배·인건비 5.3배… AS속도는 '거북이'
   
 

벤츠, BMW, 아우디 등 유럽산 자동차가 최근 가격을 잇따라 내리고 있으나 과도한 수리비용이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부품을 현지에서 조달하는 특성상 a/s에 소요되는 시간도 국산차에 비해 턱없이 긴 경우가 허다해 구입에 앞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 단순 접촉 사고… 수리비용은 '하늘과 땅'

24일 국내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일 발효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다음 달 1일 2년차를 맞으면서 수입차 관세가 추가로 인하된다. 당초 8%였던 유럽산 자동차의 관세는 지난해 한·EU FTA 발효와 함께 5.6%로 내렸고, 올해는 3.2%를 유지한다. 매년 단계적으로 하락해 올 2014년엔 완전 철폐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주력모델인 'E200 CGI 블루이피션시'를 5850만원에서 5770만원으로 80만원으로 낮췄다. 이 밖에도 'C200 CGI 블루이피션시'는 4680만원에서 4620만원으로, 'SLS AMG 카본 패키지'는 2억9500만원에서 2억8960만원으로 각각 인하했다.

BMW코리아와 아우디 등 업체들도 평균 1% 중반대의 '할인가격'을 이달 초부터 이미 적용하고 있다. 차량 교체를 앞두고 있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달콤한 유혹으로 받아들이기 충분하다.

하지만 수입차 출고 이후 수리와 부품교체 등 유지비용을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보험개발원과 한국소비자원이 낸 자료를 종합하면 천천히 달리다 충돌했다고 가정하는 경우 수리에 드는 평균 비용이 국산차의 5.3배에 달했다. 수입 3개 차종의 전후면 평균 수리비는 1456만원이었으나 국산차 3종은 평균 275만원에 불과했다.

부품별로 비교하면 차이가 극명하다. 현대자동차 YF소나타 기준 6000원 안팎에 가격이 형성돼 있는 에어필터는 동급의 BMW3시리즈나 혼다어코드로 가면 3만원대로 훌쩍 오른다. 타이밍벨트나 오일필터, 범퍼 등 주행거리 및 시기에 따라 교체하는 부품들 역시 국산차 대비 3배 이상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교체가 가능하다.

부품가격과 함께 수리비를 결정하는 요인인 시간당 공임도 차이가 크다. 메르세데스-벤츠 6만8000원, BMW 6만원, 아우디·폭스바겐 5만5000원, 렉서스 5만원, 혼다 4만4000원 등 시간당 1만~2만원대인 국산차의 공임보다 높게 책정돼 있다.

수입차를 몰다 단순 접촉사고가 나는 경우라 하더라도 자칫 거액의 수리비를 물 수 있다는 결론이다.

수리가 완료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소비자들은 감안해야 한다. 서비스 센터와 전문 정비사가 팔리는 차량 대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 판매량 대비 일손 절대 부족… 정비센터 '과부하'

정비센터 1개소당 차량등록 대수는 메르세데스-벤츠가 3672대로 가장 많았으며 BMW는 3306대, 폭스바겐 2677대, 혼다 2625대, 아우디 2589대, 렉서스 2519대 등으로 나타났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센터 하나당 300대에서 400대 정도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밀려드는 일감으로 인해 시간이 무한정 지체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수입차의 경우 아직 국산차 견적프로그램(AOS)과 같이 신뢰성있는 업계(보험 및 정비) 공동의 수리비 산정기준이 없다"며 "객관적인 수리비 산정을 위해 한국 실정에 적합한 수입차 견적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차 업체의 전국적인 정비네트워크 구축, 수입차 업체 및 손해보험업계 공동의 글로벌 견적 프로그램 도입, 수입차 부품 병행수입 활성화를 통한 부품가격 인하 유도 등 대책 마련을 관련부처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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