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동서 커피믹스 '카제인 전쟁' 정면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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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동서 커피믹스 '카제인 전쟁' 정면 승부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3월 16일 0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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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 "소비자 기만 광고" vs 동서 "트집잡기"…법정 싸움 초읽기
   
▲ 남양유업의 '카페믹스'와 동서식품의 '맥심 화이트골드'

"동서식품이 소비자들을 기만했다." (남양유업 관계자)

"우유 만드는 회사가 우유에 대해 모르나?" (동서식품 관계자)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의 커피믹스 '카제인'을 둘러싼 신경전이 법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동서식품이 카제인을 첨가하고 이를 숨겼다'는 남양유업의 강도 높은 공격에 동서식품은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양측은 서로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조금도 물러 서지 않고 있어 논란은 확대될 전망이다.

◆ 남양유업 "동서식품이 소비자 기만했다"

남양유업은 15일 동서식품이 커피믹스 제품 성분을 사실과 다르게 속여 광고했다고 주장했다.

동서식품이 지난달 '맥심 화이트골드'를 출시하며 식품 첨가물인 카제인나트륨을 무지방 우유로 대체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카제인 성분이 함유됐다는 것이다.

남양유업은 동서식품 관계사 직원에 입수한 '식품(식품 첨가물) 품목제조보고서'를 근거로 제시하며 동서식품 제품에 천연카제인 성분이 1.39% 함유돼 있다고 밝혔다.

동서식품은 식품위생법 규정에 따라 제품 출시를 앞두고 생산공장을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인 인천 부평구청에 품목제조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는 원료 배합과 관계된 터라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자료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카제인 함유 여부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할 때 큰 영향을 미친다"며 "동서식품은 제품의 핵심포인트를 속이고 소비자들을 기만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유 안에는 카제인 성분이 들어있지만 우유 자체가 아닌 카제인만 추출해 사용하면 식품 첨가물이 된다"며 "우리는 무지방우유를 그대로 넣었지만 동서식품은 카제인 첨가물을 넣고도 꼼수를 부려 표시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합원재료 중 상위 다섯 가지만을 표기하는 법을 악용, 사용원료 중 양이 다섯 번째로 많은 농축우유단백분말보다 조금 적은 양의 카제인을 사용해 제품에 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양유업은 동서식품을 '소비자 기만 광고' 혐의로 관계 당국에 신고할 방침이다.

동서식품은 즉각 반발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카제인나트륨이 몸에 안 좋은 것처럼 광고하던 남양유업이 위기를 느끼는 것 같다"며 "식품업계나 학계에서 카제인이 문제 없다고 하니까 이제 비방광고도 못하게 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우유 만드는 회사인데 우유에 대해 잘 모르는 것 아니냐"며 "더 이상의 트집잡기는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무지방우유는 카제인이랑 유당으로 구성돼 있는데 여기서 유당을 빼면 카제인이 남는다"며 "우리 제품에는 무지방우유도 들어가 있고 카제인도 함유돼있다"고 설명했다.

◆ 동서식품 "남양유업 트집잡기 더 이상 못 참아"

남양유업이 입수한 '품목제조보고서'와 관련해서는 "우리 관계사에서는 제품 배합비를 모를뿐더러 남양이 이 자료를 입수해 트집잡는 데 활용한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비난했다.

미량의 무지방우유를 제품에 함유하고 '몸에 좋다'는 식으로 광고하는 남양유업이야 말로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0년 12월 '카제인나트륨' 대신 무지방우유를 사용한 커피믹스 제품을 출시하면서 동서식품의 신경을 자극했다. '카제인나트륨'의 인체 유∙무해성을 이슈화 시키며 단숨에 커피믹스 시장 2위 자리를 꿰찼다.

커피믹스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동서식품으로서는 남양유업이 눈엣가시일 수 밖에 없다.

1년간 남양유업을 지켜보던 동서식품은 지난달 무지방우유를 넣은 커피믹스 제품을 출시했다. 부동의 업계 1위가 '신생아' 격인 남양유업의 뒤를 밟은 꼴이 된 것이다.

이에 남양유업은 '기존 커피회사가 왜 몇십년 넣어 온 화학적합성품 '카제인나트륨'이나 '카제인' 대신 남양을 따라 우유를 넣었을까?'라는 내용으로 동서식품을 직접 겨냥한 광고를 내보냈다.

동서식품은 남양유업을 조준해 '무지방 우유 함유 커피믹스가 건강에 좋다며 근거 없이 소비자의 오인지를 유도하는 마케팅은 지양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점에 달한 '카제인 전쟁'이 남양유업의 '무리수'로 결론지어질지 동서식품을 '궁지'로 몰아넣을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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