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 여파…이탈 고객 잡기 '사활'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이커머스 업계가 '쿠팡 환승족'을 모시기 위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 선언이 '멤버십 할인 대전'의 도화선이 된 것이다.
쿠팡은 최근 와우 멤버십 가격을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가량 올렸다. 갑작스런 인상 소식에 소비자 사이에서는 원성이 터져 나왔다. 와우 멤버십 해지·쿠팡 탈퇴 분위기까지 감지될 정도다.
이에 업계에서는 쿠팡 이탈 고객을 자사 멤버십으로 흡수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컬리는 이달 18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유료멤버십 '컬리멤버스'의 모든 신규 가입자에게 3개월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이 기간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은 즉시 지급 적립금 및 쿠폰팩과 더불어 외부 제휴 혜택, 멤버스 고객만을 위한 단독 위크 등 할인 혜택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기존 고객에게는 3개월간 월 2000원씩 추가로 돌려주는 페이백 적립금 이벤트도 진행한다.
G마켓·옥션은 5월 초 예정된 상반기 '빅스마일데이' 행사 기간 동안 그룹사 통합 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클럽' 연회비를 3만원에서 4900원으로 약 84% 대폭 할인한다. 행사 기간에 가입한 고객은 무료로 멤버십을 1년 추가 연장 가능해 사실상 4900원에 2년간 멤버십을 이용할 수 있다.
신세계유니버스클럽 회원은 G마켓·옥션을 비롯해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스타벅스, SSG닷컴 등 신세계 6개 계열사 이용 시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11번가는 유료 멤버십 우주패스(월 9900원)를 첫 달 구독료 1000원에 선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노리는 것은 쿠팡 이탈 고객의 자사 플랫폼 '유입'이다. 지난해 기준 쿠팡의 유료 멤버십 회원수가 1400만명에 달하는 만큼, 이 중 일부만 '환승'하더라도 '횡재'인 셈이다.
문제는 쿠팡의 이탈 고객이 얼마나 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이들이 다른 플랫폼의 유료 멤버십을 선택할 만큼 혜택이 매력적인지도 관건이다.
쿠팡 와우 멤버십을 구독하면 △무료 배송 △무료 배달 △무료 반품 △무료 OTT △무료 직구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재 와우 멤버십은 신선식품, 무료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 각종 무료 서비스 외에도 와우 회원 전용 상품 할인 등 10가지 이상의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새벽배송·로켓배송 등 쿠팡의 빠른 배송 서비스는 쿠팡 유료멤버십을 통해서만 누릴 수 있는 차별화된 혜택이다.
쿠팡은 현재 전국 시군구 260곳 중 182곳에 로켓배송을 시행 중이며, 오는 2027년까지 약 230여개 시군구까지 쿠세권(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전국민에게 100% 무료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쿠세권의 전국화가 이뤄진다면 멤버십 가입 고객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쿠팡만의 서비스를 다른 유료멤버십 혜택으로 대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쿠팡 역시 와우 멤버십 혜택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쿠팡의 대체불가능한 서비스를 경험해보면 멤버십을 해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한 것이다. 쿠팡 측은 이번에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와우 멤버십 하나로 쇼핑부터 엔터테인먼트, 음식배달까지 모두 무료 혜택이 적용돼 가성비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가격 인상 이후 민심 달래기에도 나서고 있다.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다음달 7일까지 매주 상품 200여종을 최대 78% 할인한다. 같은 기간 특급호텔과 리조트, 테마마크 등 130여종 여행 관련 상품을 최대 52% 할인 판매한다. '쿠팡 와우 카드' 가입자를 위한 추가 적립 프로모션을 내년 10월까지 1년 더 연장한다. 이밖에 영화표 할인권을 제공하는 등 유료회원을 위한 혜택을 강화할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료 멤버십을 통한 고객의 멤버십 '락인(Lock-In) 효과'가 큰 만큼, 파격적인 멤버십 혜택을 내걸고 충성 고객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쿠팡 멤버십 이탈 고객을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업체들이 멤버십 혜택을 강화한 만큼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