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7890원' 너무해…쿠팡 멤버십 가격 변동에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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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7890원' 너무해…쿠팡 멤버십 가격 변동에 '시끌'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4월 16일 0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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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십 구독료, 월 4990원→7890원…58.1%나 대폭 올려
쿠팡 '자신감 표출' 해석…고객에 투자비 '부담 전가' 비판도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쿠팡이 '잡은 물고기'가 된 소비자를 대상으로 멤버십 요금 인상에 나선다. 이미 서비스에 익숙해진 '와우 회원'들은 가격이 올라도 쿠팡을 끊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쿠팡이 멤버십 서비스 '와우 멤버십' 요금을 기존 월 4990원에서 월 7890원으로 올린다. 2021년말 월 4990원으로 멤버십 가격을 인상한 지 2년4개월 만이다. 가격 인상률은 약 58.12%다. 인상된 가격은 신규 가입 회원부터 적용되며, 기존 회원은 8월부터 순차적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쿠팡은 이번 와우 멤버십 요금 인상을 기반으로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국 무료 배송을 위한 물류 인프라 확장과 첨단 기술,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에 대한 투자로 지속할 방침이다.

와우 멤버십은 지난 2019년 도입됐다. 쿠팡은 와우 회원에게 △무료 배송 △무료 배달 △무료 반품△무료 OTT △무료 직구 등 '5무(無)' 혜택을 제공해왔다. 현재 와우 멤버십은 신선식품 무료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 각종 무료 서비스 외에도 와우 회원 전용 상품 할인 등 10가지 이상의 혜택을 제공한다. 고객은 한 달에 3번만 로켓배송을 주문(3000원 X 3회=9000원)해도 월 요금 이상의 이득을 본다는 것이 쿠팡의 설명이다.

쿠팡은 특히 와우 멤버십이 국내 주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업체들의 멤버십 서비스 월 요금과 비교해 '반값' 이하에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OTT 멤버십의 월 요금이 최대 1만7000원에 달하는 것과 달리 쿠팡은 하나의 멤버십으로 쇼핑부터 엔터테인먼트, 음식배달까지 모두 무료 혜택이 적용돼 '가성비'를 갖췄다는 것이다.

쿠팡은 통계청 등 주요 기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반적인 고객 소비 패턴을 가정해 분석한 결과, 와우 회원은 비(非) 멤버십 회원과 비교해 연 평균 97만원(멤버십 월 요금 제외 시 약 87만원) 상당의 비용절약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쿠팡이 멤버십 가격을 올리더라도 회원 '록인(Lock-in)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쿠팡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이라면, 가격이 오르더라도 멤버십을 지속 유지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러한 자신감은 앞선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지난 2021년말 와우 멤버십 가격을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다. 인상률은 약 72%로 이번 인상률을 크게 상회한다. 하지만 회원 이탈은 감지되지 않았다. 오히려 멤버십 인상 전 900만명이었던 회원 수는 다음해 1100만명으로 늘었다. 

와우 멤버십은 이후에도 승승장구를 거듭해 현재 회원수 1400만명을 돌파했다. 국민 4명 중 1명은 와우 회원이 된 셈이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쿠팡의 와우 멤버십 수익은 연간 1조326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쿠팡의 '기습' 가격 인상을 두고 소비자들은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쿠팡이 지난달 26일부터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멤버십 가격을 인상한 것이 빌미가 됐다. 고객이 부담하던 배달비를 쿠팡이 부담하겠다더니, 요금 인상을 통해 고스란히 다시 고객에게 전가했다는 것이다. 

일부 회원들은 "인상된 가격이 적용되는 8월 전까지만 이용하고 멤버십을 해지하겠다", "쿠팡이츠나 쿠팡플레이를 이용하지 않는 회원들이 왜 비용을 부담해야 하냐", "이게 쿠팡이 잡은 물고기 대하는 방식이냐"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번 멤버십 가격 인상을 두고 업계에서는 최근 알리·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시장 공략에 대응하기 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쿠팡은 올해부터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신규 풀필먼트센터를 확장하고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전국을 '쿠세권(쿠팡+역세권)'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업계에서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멤버십 가격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플랫폼이 일정 고객과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뒤에 서비스 가격을 올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쿠팡의 가격 인상폭이 커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아 보이나, 실제 이탈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관계자는 "와우 멤버십이 지구상 최고의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고객들이 놀랄 만한 혜택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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