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통' 이랜드, 경쟁사 LF '중국 진출' 돕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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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통' 이랜드, 경쟁사 LF '중국 진출' 돕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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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상하이 이노베이션밸리 전경. 사진=이랜드그룹
이랜드 상하이 이노베이션밸리 전경. 사진=이랜드그룹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국내 기업 중 '중국통'으로 통하는 이랜드가 국내 패션업계 경쟁사 LF의 중국 진출을 도와주는 상생 행보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랜드는 중국 상하이에서 운영 중인 자사의 'E-이노베이션밸리(EIV) 한·중 비즈니스센터'를 통해 패션 브랜드 '던스트(Dunst)'를 전개하는 LF 자회사 '씨티닷츠'의 중국법인 설립을 비롯해 인프라, 네트워크 구축 등을 지원하며 중국 시장 공략에 함께 나선다.

중국은 외국 기업이 현지 법인을 세우고 사업을 시작하는데 진입장벽이 높은 나라로 알려졌다. LF 관계자는 "이랜드 기업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안정적이고 전략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 이같은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LF는 2007년 중국 현지 빠오시냐오 그룹과 헤지스 라이센스 계약 형태로만 중국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이랜드의 EIV는 지난해 준공 완료된 축구장 60여 개(35만㎡) 규모의 최첨단 산업단지다. 이곳은 '이랜드차이나' 본사와 스마트 자동화 물류센터, R&D(연구개발) 센터, 스피드 팩토리, 촬영‧라이브 커머스 스튜디오, 한·중 비즈니스 센터로 구성됐다. 특히 한·중 비즈니스 센터는 한국 기업의 중국 시장 공략 및 비즈니스를 돕는 플랫폼 기능을 맡는다.

이랜드는 던스트의 브랜드 가치와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상하이 민항구 정부에 직접 소개하고 씨티닷츠의 중국 법인 설립에 필요한 영업집조 등록 및 허가 절차를 지원한다. 또 금융, 행정(법무·회계), HR, PR 등 중국 내 법인 설립을 위한 까다로운 절차 역시 돕는다. 각 분야의 역량 있는 전문가와 함께 비즈니스 솔루션도 제공해 성장을 돕는다.

LF 씨티닷츠 던스트 24SS 컬렉션. 사진=LF
LF 씨티닷츠 던스트 24SS 컬렉션. 사진=LF

이랜드가 이렇게까지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 파트너로 나선 배경에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입지와 목소리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랜드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했던 국내 기업들 가운데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오는 곳은 이랜드가 유일하다"면서도 "중국에서 한국 기업들의 영향력을 키워 안정적인 사업을 지속하고 현지 정부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랜드 중국 사업부의 연매출은 1조원 규모로 중국 전역에서 운영하는 매장은 3000여 개에 달한다. 중국 사업부가 이랜드의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랜드 성공 사례를 보고 진출한 것으로 알려진 국내 유통 대기업 롯데와 신세계도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철수한 바 있다. 국내 뷰티 대기업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사업 호조로 크게 성장했으나, 지난 2년 중국 현지 화장품 품질 향상과 함께 애국 소비 경향이 강해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는 등 중국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랜드는 1994년 인형공장을 인수해 중국 법인을 설립하며 첫 진출했다. 2001년 매출 100억원을 처음 돌파한 중국 이랜드는 2005년 1338억원, 2008년 6172억원, 2009년 9450억을 올린 이후 2010년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이랜드가 중국에 진출한 30년 동안 현지에 낸 누적 세금은 2조원 이상에 이른다.

이랜드는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배경으로 중국인의 정서에 맞는 철저한 현지화, 브랜드 고급화, 디자인 차별화로 시장선점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한국 패션을 책임지던 최운식 대표가 한·중 패션을 총괄하면서 중국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올해 뉴코아 성도2호점(중국 4번째 유통점) 오픈을 앞뒀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번에 추진하는 이노베이션 밸리를 기반으로 중국 현지와 국내 스타트업, 중소기업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국가간 산업교류에도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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