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기아가 향후 2026년까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유연한 대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대중화 모델을 투입하고 하이브리드 차 라인업을 강화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고객 경험 혁신과 고객 접점 확대 등 고객 가치 중심 사업과 수익성에 집중하고 유연한 생산 운영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기아는 지난 5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했다.
기아는 이 자리에서 실물 경기 부진, 전기차 보조금 축소, 충전 인프라 부족 등에 따른 수요 성장세 둔화로 올해부터 2026년까지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비해 기아는 EV 및 하이브리드차(HEV) 라인업을 강화하는 것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지난해 출시된 '카니발 HEV'를 포함해 △2024년 6개 차종 △2026년 8개 차종 △2028년 9개 차종 등 주요 차종 대부분에 HEV 모델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4년 37만2000대(판매 비중 12%)에서 2028년 80만대(비중 19%)까지 하이브리드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기아는 예측했다.
전기차 수요를 늘리기 위해 대중화 모델도 앞세울 예정이다. 한국·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EV3'를 시작으로 'EV2'·'EV4'·'EV5' 등 총 6개의 대중화 모델을 운영한다.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는 '카렌스 EV'를 포함한 현지 특화 모델 2개 차종을 신규 출시한다.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자 국내외 공장에서 전기차와 내연 기관차를 혼류 생산(하나의 생산라인에서 2개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는 시스템)한다. 오토랜드 광명 2공장, 화성 이보 플랜트(EVO Plant) 등 2개 공장은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으로 대중화 모델 생산을 확대한다.
전기차 시장뿐 아니라 완성차 시장도 상황이 녹록치 않고 기아는 보고 있다. 올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자의 구매력 약화로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3월 기아의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기아는 수요에 기반한 유연한 생산 운영을 통해 적정 재고 수준을 유지하고 최적의 인센티브 운영 전략을 펼치는 등 수익성과 고객 가치 중심 사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출시되는 EV3와 'K4'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음성 서비스를 탑재하고 향후 확대 적용해 고객 경험 혁신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구매 단계에서 개인화된 디지털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고 오프라인 채널 최적화, 매장 내 체험형 디지털 컨텐츠를 확대 적용하는 등 고객 가치를 지속 제고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전기차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예상하기 어려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도 기아는 선방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표 내용 중 눈여겨볼 점은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라며 "테슬라·중국과 전기차 경쟁을 하는 데 이어 일본과도 하이브리드 차를 통해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