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법인 설립 마친 '테무'…막대한 자금 업고 시장 공략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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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법인 설립 마친 '테무'…막대한 자금 업고 시장 공략 '속도'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4월 05일 0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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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테무]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C커머스'(중국+이커머스) 플랫폼의 한국 시장 침투에 속도가 붙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에 이어 '테무'까지 한국 법인을 설립하며 국내 진출을 본격화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테무의 움직임에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테무의 한국인 이용자 수는 지난해 8월 51만명에서 올해 3월 829만명으로 16배가량 급증했다. 지난 2월(580만명)과 비교해 한 달 새 42.8%나 증가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7월 한국에 진출한 뒤 1년도 채 되지 않아 일궈낸 성과다. 국내 업체인 11번가(740만명)와 G마켓(548만명)을 넘어선 것은 물론, 알리(887만명)와의 격차도 크게 좁혔다.

테무가 이처럼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알리와 마찬가지로 '초저가' 할인을 내세운 데다, 신규 회원 유입을 위해 선보인 '현금성 쿠폰' 프로모션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룰렛게임과 다단계 방식을 활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테무는 국내 이용자 수가 빠르게 늘자 지난 2월 23일 한국 법인 '웨일코코리아 유한책임회사(Whaleco Korea LLC)'를 설립했다. 시가총액이 약 230억원을 넘는 핀둬둬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이 국내 공식 상륙하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모회사 핀둬둬그룹이 2020년 설립한 테무는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일본 등 현재 전 세계 50개국에 진출했다. 법인명에 들어간 '웨일코'는 미국에서 테무를 운영하는 회사 이름이다. 

웨일코코리아의 자본금은 총액은 1억원이며, 업무집행자는 중국인 '퀸선(Qin Sun)'으로 등록됐다. 퀸선은 테무를 운영하는 싱가포르 기업 '엘리멘터리 이노베이션'의 대표로, 테무의 글로벌 확장을 이끈 인물이다.

테무는 현재 네이버 공식 광고대행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 검색 광고를 진행하려면 네이버가 인증한 광고대행사를 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절차가 완료되면 테무는 '물량 공세'를 쏟아 부으며 대대적인 광고를 펼칠 것으로 추측된다.

앞서 테무는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로 손꼽히는 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 '슈퍼볼'에 540억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출한 바 있다. 지난해 광고 등 마케팅에 집행한 금액도 115억 달러(약 15조원)에 달한다. 

이에 한국에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최근에는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PPL도 시작했다. 

이커머스업계는 테무의 물량 공세에 한국 시장이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이미 수입 상품을 국내에 들어와 오픈마켓에서 소상공인·중소기업들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알리·테무 등을 선택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고심도 싶어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년 이내에 알리·테무·쉬인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8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9%가 '이용에 불만이나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이들 업체를 이용하는 이유는 '가격이 저렴해서(93.1%)'라고 답했다. 불편을 감수할 만큼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저가 할인' 제품에 대대적인 마케팅까지 뒷받침된다면 국내 업체들은 테무의 공세를 막아내기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낮은 품질이나 불량 문제 등 소비자 피해와 보호 대책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는다면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무 관계자는 "웨이코코리아가 점진적으로 법인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예정"이며 "한국 시장 내에서 어떻게 사업을 이끌어갈지는 계속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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