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용진 회장, 위기 돌파 '인사 물갈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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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정용진 회장, 위기 돌파 '인사 물갈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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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신세계그룹의 실적 위기를 정면 돌파할 구원투수로 올해 초 임명된 정용진 총괄회장이 예고한 '성과 중심의 물갈이 인사'가 시작됐다. 이에 그룹 안팎에서는 다음 인사 칼날의 타깃으로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는 G마켓, SSG닷컴 등 온라인 계열사가 될 것이란 말이 나오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앞서 정용진 회장은 승진 인사 이후 즐겨 찾는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전면 중단하는 모습을 보이며 그룹에 형성된 위기의식에 대한 책임경영의 모습을 대변했다. 아울러 그룹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실 개편과 함께 실적과 성과 중심의 신상필벌이 강화된 인사 평가제도 구축을 먼저 주문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은 앞으로도 내부적으로 마련한 핵심성과지표(KPI)를 토대로 기대 실적에 미치지 못하거나 경영 성과가 저조한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을 수시로 평가해 엄정한 인사를 단행해 나갈 방침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통상 연말에 있던 인사를 수시로 평가하겠단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임원진들이 오늘이 마지막 근무일 수 있다고 얘기할 정도로 사내에서 긴장감이 팽배하고 이번 인사제도 시행한 전략이 통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첫 단추로 신세계그룹은 2일 신세계건설 정두영 대표를 경질하는 한편 신임 대표로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내정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영업본부장과 영업담당도 함께 경질됐다.

그룹 위기의 '뇌관'으로 지목된 신세계건설은 그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 실적 부진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어왔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만 1878억원에 달할 정도다.

이번 인사에서 경질된 정두영 대표는 1990년 신세계에 입사한 후 2022년 10월 대표이사직에 오른 지 1년 6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신세계그룹 측은 "이번 인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승진 이후 그룹 차원에서 단행한 첫 쇄신 인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허병훈 신세계건설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진=신세계그룹
허병훈 신세계건설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진=신세계그룹

허병운 신세계건설 신임 대표는 1962년생으로 1988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 삼성물산 재무담당과 미주총괄 CFO 등을 거쳤다.

2011년부터는 호텔신라로 이동해 경영지원장 겸 CFO 등을 거친 뒤 2018년 7월 신세계그룹에 입사해 전략실 기획총괄 부사장보, 지원총괄 부사장, 관리총괄 부사장,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 전략실 재무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허 내정자가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으로 그룹의 재무 관리를 총괄해온 만큼, 신세계건설의 재무 건전성을 회복시킬 적임자로 꼽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핵심 재무통인 허 부사장을 신임 건설 대표로 내정한 것은 그룹 차원에서 건설의 재무 이슈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허 내정자는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지속적인 추가 유동성 확보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 안정성을 한층 개선하는 한편 장기적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마트도 경영 효율화 작업을 거치고 있다. 이커머스 유통채널 약진 등의 요인으로 오프라인 마트 채널이 당면한 위기감 속 이마트는 창립 이래 처음 근속 15년 이상이자 과장급 이상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적자전환했다. 연결 순손실은 1874억원에 육박한다.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계열사 SSG닷컴과 G마켓을 대상으로도 강도 높은 경영 쇄신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SSG닷컴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6784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전년 보다 손실액 7.4%(82억원)이 줄어들었지만 1030억원에 달한다.

G마켓의 경우도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9.2% 감소한 1조196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손실액을 51%(334억원) 줄였지만 321억원이다.

정용진 회장은 신년사에서도 "SSG닷컴과 G마켓은 경쟁사보다 친절하다고 자신할 수 있느냐"고 지적하며 SSG닷컴과 G마켓의 쇄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백화점 등 신세계 유통부문은 이번 칼바람 인사에서 빗겨나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국내 유통업계 처음으로 매출 3조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백화점 부문은 남매 경영 구도로 정유경 사장이 총괄하고 있지만 정용진 회장의 그룹 영향권 아래에 있다"면서도 "신세계그룹의 전체 매출에서 유통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 육박하고 유통 혁신을 보이며 선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권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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