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생존 위한 절실한 몸부림…"사람도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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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생존 위한 절실한 몸부림…"사람도 줄여라"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3월 26일 14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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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창립 이래 첫 전사 희망퇴직 단행…비용 절감 도모
인력 효율화 후 신규 출점·리뉴얼 등 '본업 경쟁력' 강화 계힉
대형마트 사업 사양화 흐름 속 효과는 '미지수'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대형마트 업계 1위의 위용을 자랑하던 이마트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사상 첫 연간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이마트가 1993년 창립 이래 첫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인력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까지 동원해야 할 정도로 극심한 위기감을 느끼는 모양새다.

이마트는 지난 25일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공고했다. 근속 15년 이상이자 과장급 이상 전체 직원이 대상이다. 이들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 월 기본금의 40개월치인 특별 퇴직금과 생활 지원금 2500만원, 전직 지원금 1000만원~3000만원을 지급한다. 신청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달 12일까지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며 "희망퇴직을 선택한 직원에게는 합당한 보상과 함께 새로운 출발에 대한 최선의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최고 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번 조치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전사 차원에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은 1993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앞서 이마트는 폐점 예정인 서울 상봉점과 천안 펜타포트점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희망퇴직 대상을 전사적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는 실적 부진에 따른 비용 절감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그동안에도 꾸준히 인력을 줄여왔다. 지난해 이마트 직원 수는 2만2744명으로 전년 대비 1100명 가량 감소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사상 첫 연간 영업손실(469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건설의 실적 부진 영향이 컸지만, 이마트 별도기준 영업이익도 1880억원으로 27.3% 급감했다. 매출 또한 전년 대비 2.1% 줄어든 16조5500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가 휘청이는 상황에서 경쟁자들은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쿠팡은 연간 매출 31조원을 넘어서며 이마트 전체 매출(29조4722억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빠르게 몸집을 불리며 이마트를 위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을 두고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회장직에 오른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혁신'과 '수익성 강화'를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최근 사업보고서에서 "저비용 구조를 확립해 수익성 개선을 지속하겠다"며 "업무 전반에 간소화 프로세스를 구축해 인력운영과 배치를 치적화하고 비핵심 자산 효율화 등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인력 효율화와 함께 새로운 오프라인 매장 출점 전략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대형마트의 생존은 '본업 경쟁력' 강화에 달려있다고 판단하고, 신규 출점 부지 등을 적극 물색하는 등 외형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우선 연내 최소 5개 이상의 출점 대상지를 확보하고, 새로운 형태의 '그로서리 전문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로 신규 출점을 재개해 나간다. 출점 형태 다변화를 통해 인구구조 변화와 고비용 시대에 대응하며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설명이다. 

신규 출점 점포로는 2025년 상반기 중 서울 강동구 신규점과 트레이더스 마곡점 오픈이 예정돼 있다. 이후 폐점된 가양점과 성수점도 재개점을 진행한다.

점포 리뉴얼 작업도 이어간다. 이마트는 2020년 5월 더타운몰 월계점을 시작으로 2021년 19개점, 2022년 8개점, 2023년 15개점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이마트 죽전점을 리뉴얼해 새로운 식품 특화 매장을 선보인다. 아울러 연내 4개점 리뉴얼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 점포 등을 협의 중에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의무휴일로 인한 제약과 온라인 중심으로 산업 패러다임이 변화로 이마트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3사 모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이마트 희망퇴직은 대형마트 업계의 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업계 자체적으로 효율화 작업에 지속 나서고 있지만 산업 자체가 사양화되는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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