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낮은 야구 중계' 빈축…티빙, 토종 OTT 1위 탈환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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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낮은 야구 중계' 빈축…티빙, 토종 OTT 1위 탈환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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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용어·선수명 등 오표기에 누리꾼 '부글'…"울화통 터진다" 불만 속출
프로야구에만 3년간 1350억원 베팅…적자 속 콘텐츠 투자 감소 전망도
티빙이 최근 국내 프로야구 독점 중계를 시작했지만 '질 낮은 중계'로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 = 티빙 화면 캡처]
티빙이 최근 국내 프로야구 독점 중계를 시작했지만 '질 낮은 중계'로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 = 티빙 화면 캡처]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프로야구 중계로 가입자를 끌어 모아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왕좌 탈환에 나서겠다는 티빙의 꿈이 '백일몽'에 그칠 위기에 놓였다.

이는 기본적인 야구 용어조차 모르는 '질 낮은 중계'로 이용자들의 신뢰를 잃은 영향이 가장 크다.

국내 프로야구(KBO) 독점 중계를 시작한 티빙이 시범경기부터 미흡한 서비스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특히 야구 경기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콘텐츠 편집 등이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올랐다.

'세이프(SAFE)'를 '세이브(SAVE)'로 '희생플라이'를 '희생플레이'로 잘못 표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22번 타자 채은성', '32번 타자 이재원'과 같이 선수 등 번호를 타자 번호로 표시하거나 롯데 '전준우' 선수를 '전근우'로 잘못 표기하는 등의 실수도 나왔다.

이에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는 지난 12일 '티빙 KBO 리그 중계 K-볼 서비스' 설명회를 열고 "본 시즌 개막에 있어서는 반드시 제대로 된 중계 서비스를 갖춰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즉각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티빙 야구 중계에 대해 누리꾼들은 "야구 볼 맛이 안 난다", "울화통이 터진다", "티빙이 제대로 된 준비도 하지 않은 채 중계에 나선 것 같다"는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티빙은 시범경기 영상 자막에 세이프를 '세이브(save)'로 잘못 표기하는 등 실수로 저질렀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서 티빙은 KBO 중계권 확보를 위해 총 1350억원(2024~2026년)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OTT 시장 대세로 자리 잡은 스포츠 중계를 통해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의지에서다.

이는 지난해 8월부터 '쿠팡플레이'에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밀리며 토종 OTT 1위 자리를 내준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업계에서는 야구 중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OTT 시장 내 티빙의 입지 확대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무료였던 프로야구 중계가 유료로 전환되는 가운데 질 낮은 중계 서비스가 이용자들의 티빙 가입을 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티빙은 다음 달 30일까지 프로야구 무료 시청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후에는 최소 월 5500원을 지불해야 경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즌 개막 이후에는 제대로 된 중계 서비스를 갖추겠다는 티빙 측의 다짐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업계 관계자는 "야구는 시즌 경기 수가 720경기에 이르는 만큼 축구, 농구 등 타 스포츠와 비교해 중계하기 어려운 종목으로 꼽힌다"며 "단기간에 중계 품질을 높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중계를 위해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베팅한 티빙이 오리지널 드라마 등의 콘텐츠 투자를 줄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점도 업계 1위 등극을 막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티빙은 지난 2022년 13편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선보였지만 작년에 공개된 드라마는 6편에 불과했다. 업계는 티빙이 올해도 드라마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년 누적 적자만 2000억원에 달하는 상황 속에서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들여 프로야구 중계권까지 확보해 재무 부담이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스포츠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 콘텐츠도 있는 플랫폼을 바라는 것"이라며 "스포츠 외에도 볼 것이 다양한 OTT가 경쟁력 있는 플랫폼으로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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