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와 손잡은 CJ제일제당…'쿠팡' 공백 메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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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와 손잡은 CJ제일제당…'쿠팡' 공백 메울까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3월 13일 0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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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판매 중단 이후 '햇반' 매출 성장율 '한 자릿대' 추락
새 파트너 알리와 '反쿠팡' 연대 강화…성공 여부는 미지수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햇반 납품가 갈등'으로 쿠팡을 떠나 '각자도생'에 나선 CJ제일제당이 새로운 파트너로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를 택했다. 

CJ제일제당은 알리가 쿠팡에 이어 국내 이용자수 2위에 올라서는 등 빠르게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 앱은 2월 사용자수 818만명을 기록, 국내 종합몰 앱 순위에서 쿠팡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입증했다. 

CJ제일제당은 2022년 11월부터 쿠팡에서 햇반 로켓 배송을 중단하며 대치를 이어오고 있다. 햇반 납품가를 둘러싼 갈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후 CJ제일제당은 쿠팡을 떠나 신세계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는 물론 배달의민족 B마트, 11번가, 네이버 등 다른 채널로 판로를 넓혀왔다. 

CJ제일제당이 다양한 플랫폼과 손을 잡으며 판매처를 넓혀온 것은 쿠팡 이탈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햇반 매출이 850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성장세의 원인 중 하나로 '온라인 유통 경로 다각화 노력'이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쿠팡과의 갈등이 햇반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햇반 매출을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구체적으로 보면 2020년 5595억원, 2021년 6880억원, 2022년 8152억원으로 꾸준히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왔다. 반면 지난해에는 4.3%로 한 자릿대 성장에 그쳤다. 이는 쿠팡과의 갈등으로 인한 매출 손해가 가볍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이 쿠팡의 경쟁자로 떠오른 알리에 입점하고, 대대적인 할인전까지 연 것은 '반(反) 쿠팡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측은 "제조업체가 새로운 유통 채널을 확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판매처를 늘리는 것이 사업 성장은 물론 소비자 선택권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알리와 CJ제일제당의 협력이 CJ그룹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알리의 국내 택배는 CJ대한통운이 맡고 있다. 위탁계약은 오는 4월말 종료될 예정이지만 양사의 협력 관계가 확대되면 계약 연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알리익스프레스 'CJ제일제당 공식 스토어'에서 판매중인 상품들. [사진 = 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알리익스프레스 'CJ제일제당 공식 스토어'에서 판매중인 상품들. [사진 = 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알리의 입장에서도 CJ와의 협력이 확대되는 것은 반가운 상황이다. 

1위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의 입점은 한국 시장 안착을 위한 알리의 식품 카테고리 확장 움직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업계 선두기업의 입점 소식이 전해지자 삼양식품은 오는 4월 중 알리 입정을 확정했고, 대상과 풀무원 등 다른 업체들도 입점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이들 업체들이 잇따라 케이베뉴에 입점한다면 새로운 고객층 확보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알리는 CJ제일제당이 케이베뉴에 공식 입점하자 파격적인 론칭 이벤트도 진행했다. 대표 제품인 햇반과 비비고 왕교자·통새우만두 세트 등을 공식몰인 CJ더마켓 대비 각각 18%, 16% 저렴한 가격에 선보였다. 입점 초반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통해 신규 고객 유입 효과를 얻겠다는 전략이다. 

이밖에도 알리는 수수료와 배송비 면제 등 케이베뉴에 입점하는 국내 업체들의 위한 지원사격을 지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을 둘러싼 CJ제일제당과 알리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파격적인 할인전을 선보인 것으로 보인다"며 "알리가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얼마나 효과적으로 쿠팡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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