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으로 서울집 마련?…갭투자 다시 '스멀스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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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원'으로 서울집 마련?…갭투자 다시 '스멀스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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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이미지. 사진=김유영 기자
아파트 이미지. 사진=김유영 기자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전세가격은 상승하는 추세가 지속되면서 '갭투자'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 전세시장이 봄 이사철 도래로 전세수요가 늘어난 반면 아파트값이 반년 넘게 약세 혹은 보합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지난 5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국 갭투자 매매거래 증가지역 1위는 경기 화성시(37건), 2위 경기 수원시 영통구(29건), 3위 충남 천안시 서북구(25건)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송파구, 구로구, 노원구 순이었다. 우선 송파구 송파동 '송파 아파트' 전용 83㎡는 지난 1월 7억8000만원에 거래된 뒤 한달 안에 5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매수자는 2억1000만원으로 서울 아파트를 사들인 셈이다.

비슷한 사례가 줄줄이 이어졌다. 서울 송파구 송파동 '송파더센트레' 역시 지난 1월 8억4000만원에 거래된 뒤 한달 만에 4억9010만원에 전세거래가 체결됐다. 3억4990만원 차이로 아파트를 산 것이다.

서울 구로구에서는 모아타운 대상지 인근 부근에서 6000만원에서 1억원의 차액으로 빌라, 다세대주택 갭투자가 이뤄졌다.

노원구에서는 '학여울청구' 아파트가 지난 2월 8억5500만원에 거래됐고 같은 날 7억5500만원으로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자본금 1억원으로 아파트를 사들인 셈이다.

경기권에선 지난해 집값이 크게 떨어졌던 화성·평택에서 갭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러한 갭투자가 나타난 이유는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매매 대신 임대차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늘면서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은 25개 구 중 13곳에서 전셋값이 상승했으며, 하락한 지역은 전무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54.3%으로, 지난해 7월 21일 53.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조사됐다. 전세가율은 매매 대비 전세가격 비율을 말한다.

또한 전셋값 중저가 지역 위주로 임차 수요가 유입되면서 지난 1월 경기(1만7467건), 인천(3135건) 전세 거래량이 지난해 12월분을 200~400건 상회했다.

갭투자는 주택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작아질수록 활발해진다. 주택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gap)이 적은 집을 고른 다음 주택을 매입 전후로 바로 전세 세입자를 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전세와 매매가격 차이가 적은 지역 또는 개발 호재가 있는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갭투자 거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갭투자는 적은 자본으로 집을 사고 투자를 할 수 있다. 다만 집값 하락기에는 '깡통전세'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깡통전세란 전세 보증금이 주택의 실제가치 를 초과한 상태를 말한다.

통상 아파트는 비 아파트에 비해 전세 대비 매매가격이 높아 깡통전세 위험이 낮은 것으로 인식되지만, 지방 위주로 전세보증금이 매매가의 80% 이상인 거래비중이 늘고 있어, 전세 임차인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와 매매 간 가격 차가 좁아지면 깡통전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택시장이 위축된 지방에서 전세가율이 높게 형성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갭투자 등 투자수요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으며, 오히려 '깡통전세'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자본 갭투자로 아파트값 하락한 뒤 깡통전세가 되면 전세금보증보험 가입이 제한되거나, 보증금 반환이 어려울 수 있어 거래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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