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세탁건조기' 두고 한판…이유 있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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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세탁건조기' 두고 한판…이유 있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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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생활가전 사업, 작년 4분기 '적자 전환'…'반등' 절실
'가사해방' 기치 내걸고 新가전 출격…프리미엄 시장 공략
업계 "'세탁·건조 한 번에' 흥행 요소…공간 효율성 UP도 강점"
삼성전자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라이프스타일 이미지.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국내 가전업계의 양대 산맥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시장에 동시에 선보이며 경쟁에 돌입했다.

이는 가사노동 시간을 줄여주는 프리미엄 신(新)가전을 앞세워 생활가전 사업에서의 부진을 씻어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부터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25㎏ 용량의 '드럼 세탁기'와 15㎏ 용량의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를 하나로 합친 제품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세탁 후 건조를 위해 세탁물을 옮길 필요가 없다.

신제품은 대용량 열교환기에서 따뜻한 바람을 순환시키는 고효율 인버터 히트펌프를 적용해 건조 성능을 개선했다. 기존 히터 방식의 '콘덴싱 타입 건조기'와 비교해 건조 시간을 최대 60% 절약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에 따라 셔츠 17장 수준인 3㎏ 세탁물의 경우 세탁부터 건조까지 99분 만에 가능하다. 설치 공간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각각 설치할 때보다 40% 줄일 수 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22일부터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판매를 시작했다. 세탁과 건조 용량은 각각 25㎏과 13㎏이며 제품 하단에는 섬세한 의류나 기능성 의류, 속옷, 아동 옷 등을 분리 세탁할 수 있는 4㎏ 용량의 '미니워시'가 탑재됐다.

LG전자도 신제품에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건조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위해 세탁건조기 전용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 모듈까지 자체 개발했다.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에는 LG전자 세탁기와 건조기의 차별화된 핵심부품 기술력(Core Tech)을 상징하는 인공지능(AI) DD모터가 탑재됐다. 내부 드럼의 회전속도를 정교하게 조절해 LG 세탁가전만의 차별화된 6모션 세탁과 건조를 구현한다.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양사가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세탁건조기라는 동일한 모델을 출시한 것은 가전 사업에서의 반등이 절실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실적 발표 자료를 보면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 사업부는 4분기 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22년 4분기 이후 1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LG전자도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 영역이 적자로 돌아섰다. 이 회사에서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11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로써 H&A사업본부는 지난 2009년 4분기 이후 14년 만에 적자를 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사부담을 줄여주는 新가전의 흥행은 양사의 시선이 세탁건조기에 머무는 계기가 됐다. 세탁건조기 또한 양사가 '가사해방'을 기치로 내 건 제품이다.

라이프 스타일앱 오늘의집이 자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대 가사 해방 가전으로 불리는 로봇청소기·식기세척기·의류건조기 각 카테고리는 지속 성장하며 38%의 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세탁건조기가 침체에 빠진 가전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탁건조기는 세탁과 건조를 따로 해야하는 소비자들의 번거로움을 해결했다는 점이 가장 큰 흥행 요소"라며 "(세탁기·건조기 등) 두 대가 들어가던 공간이 한 대로 충분해져 공간 효율성을 높인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기능적인 측면을 개선한 점도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흥행에 실패한 것은 히터 방식의 건조기와 세탁기를 결합해 건조 성능이 떨어지고 옷감이 쉽게 손상되는 문제를 겪었기 때문"이라며 "이번에 시장에 나온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저온 제습 방식으로 옷감보호에 유리한 인버터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전 제품 대비 높아진 기술력이 신제품의 소구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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