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배터리 달았다고 차별?…전기차 보조금, 최대 '500만원' 격차
상태바
중국산 배터리 달았다고 차별?…전기차 보조금, 최대 '500만원' 격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G모빌리티의 토레스 EVX는 LFP 배터리 탑재로 인해 전년 대비 보조금이 감액됐다. 사진=KG모빌리티
KG모빌리티의 토레스 EVX는 LFP 배터리 탑재로 인해 전년 대비 보조금이 감액됐다. 사진=KG모빌리티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원 금액이 공개되면서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 대한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과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적용된 차의 보조금 격차가 최대 500만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재활용이 어려운 LFP 배터리의 특성을 고려한 조치라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온다.

환경부는 지난 20일 2024년 전기차 보급 사업 보조금 업무 처리 지침을 확정하고, 지침에 따라 산정한 전기차 차종별 국비 보조금 지원 금액을 공개했다.

환경부는 △1회 충전 주행 거리가 길고 △충전 속도가 빠른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높고 △재활용 가치가 높아 환경 부담이 적은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대해 국비 보조금 지원을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지침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는 올해 최대 보조금을 받는다. 아이오닉6 롱레인지 2WD 18인치, 20인치 모델과 AWD 18인치 모델은 최대 690만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아이오닉5 2WD 롱레인지 19인치 모델도 690만원으로 확정됐으며, 기아 EV6 롱레인지 2WD 19인치 모델은 684만원을 지원받는다.

테슬라와 KG모빌리티는 보조금이 감액됐다. 특히 테슬라 모델Y 후륜 구동(RWD)의 올해 보조금은 지난해 514만원에서 62.1%나 급감한 195만원으로 책정됐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695만원에서 200만원 이상 줄어든 450만원을 받는다.

이 같은 보조금 격차는 '배터리'에서 갈렸다. 현대차·기아의 주력 차종들은 보조금을 100% 수령할 수 있는 상한인 5500만원 이내로 가격이 설정됐고, NCM 배터리가 탑재돼 최대 수준의 지원금을 받는다. 반면 중국산 LFP 배터리가 탑재된 테슬라와 KG모빌리티의 차량들은 국비 보조금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번 보조금 개편안 발표 이후 정부가 LFP 배터리를 탑재한 차를 견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LFP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중국 배터리 업체와 외제 차량에 대한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이번 환경부의 조치는 LFP 배터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LFP 배터리가 재활용 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한 '환경을 고려한 조치'로 분석된다. 보조금 개편의 주된 골자는 성능 대비 하중이 가볍고 '재활용 가치가 높아 환경 부담이 적은' 배터리 장착 차량을 우대한다는 것이다.

LFP 배터리는 배터리 밀도 낮지만 안전성 높고 제작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하지만 사용 후 꺼낼 금속이 사실상 '리튬'뿐이기 때문에 재활용 가치가 낮은 배터리기도 하다. 이에 환경 부담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보조금 개편에 대해 볼멘소리를 내고 있지만, 보조금에 세금이 투입되고 환경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목적을 보면 타당한 조치라는 의견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LFP는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고, 재활용이 어려운 배터리"라며 "리사이클링 어려운 배터리를 함부로 탑재하지 말라는 의도로 환경의 고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LFP가 저렴하지만 환경에 문제가 있는 배터리이기 때문에 이를 탑재한 회사가 책임지도록 한 것"이라며 "배터리를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또 세금이 투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조금은 세금이 투입되는 제도다. 그렇기에 우리 산업의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미국·중국·유럽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더 노골적으로 한다. 우리도 FTA에 어긋나지 않게 우리의 강점을 부각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