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일가, '경영권 프리미엄' 두고 설전…분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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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 일가, '경영권 프리미엄' 두고 설전…분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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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남 "OCI와의 통합 과정서 경영권 프리미엄 못 챙겨" 주장
그룹 측 "'경영권 매각' 없는데 프리미엄?…악의적 왜곡" 반박
한미약품(사진=연합뉴스)
한미약품(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둘러싼 한미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이 나날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경영권 프리미엄 문제'를 놓고 한바탕 설전이 벌어졌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은 "한미가 OCI의 기업결합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전혀 챙기지 못했다"고 강하게 비판했고, 이에 한미그룹측은 "허위사실"이라고 맞섰다.

임종윤·종훈 사장 측은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제약바이오업계 M&A의 평균 경영권 프리미엄이 239%에 달하지만 한미약품은 OCI와 계약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지 못했다며 "이는 이례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임 사장 측은 "한울회계법인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2월부터 5년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100억원 이상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양수도 사례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율의 평균은 약 239%"라며 "이번 통합에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도 가격과 유상증자 신주발행가액은 3만7300원으로 시장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양사의 계획대로 통합 절차가 완료되면 OCI홀딩스는 경영권 프리미엄 지불 없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며 "심지어 OCI는 부광약품을 인수할 당시에도 64.2%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했다. 하지만 매출 1조5000억원을 기록하는 한국의 대표 제약사를 인수하는데 경영권 프리미엄이 제로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손해보는 것은 국민연금 등 기관과 소액주주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측도 보도자료를 내고 "경영권 매각 없이 각자 대표 체제로 한미와 OCI의 경영권이 그대로 유지되는 이번 통합의 취지를 왜곡한 악의적 내용"이라며 "허위사실을 담은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하는 행위는 법적인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미 측은 "임종윤 사장측이 한울회계법인의 통계를 기반으로 배포한 자료는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일방적으로 '인수·합병'한 사례를 기반으로 작성된 반면, 이번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은 양 그룹의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한 상황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한 모델이므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한미 측은 한미와 OCI 통합이 경영권 매각 없이 각자 대표 체제로 경영권을 유지하는 유례 없는 이종 사업 간 '결합'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국민연금 등 기관과 소액주주가 통합으로 인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임 사장 측 주장에 대해선 "대주주 2명이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한 채 구주를 매각한 행위가 왜 소액주주의 손실로 귀결된다는 것인가. 논리적인 모순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거래 전후 주가는 변동이 없거나 크게 올랐고, 통합 이후 양사 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은 두 그룹의 미래가치를 더욱 키우고 소액주주의 주주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은 지난달 12일 OCI홀딩스가 7703억원을 들여 한미약품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7.0%를 취득해 최대 주주가 되고, 창업주의 장녀인 임주현 사장과 부인 송 회장 등이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방식의 통합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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