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ELS 판매 중단…증권업계 돌파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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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ELS 판매 중단…증권업계 돌파구는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2월 16일 0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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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시중은행이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증권사들의 ELS 발행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증권사들은 최근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 연계 ELS의 대규모 손실이 이어지자 ELS 발행 규모를 줄이고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발행을 늘리고 있다.

홍콩H지수가 연일 하락하면서 최근 만기 도래한 홍콩H지수 기초 ELS의 원금 손실률은 최고 60%까지 뛰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H지수가 1만2000선까지 올랐던 2021년에 판매된 홍콩 H지수 ELS 가운데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은 10조2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금융권의 홍콩H지수 ELS 총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이며 이 중 79.6%인 15조4000억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2021년부터 2023년 3분기까지 ELS 판매 수수료를 통해 얻은 이익은 모두 6815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홍콩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H주) 중 50개 기업을 추려서 산출한 지수다. H주는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주식이다. H지수는 지난 10월 6000선이 깨지며 연중 최저치를 찍었으며 8일 현재 5300선까지 내려갔다.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홍콩 달러를 달러와 연동하는 페그제를 채택해 미국과 금리가 연동된다. 하지만 미국 기준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당분간 증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ELB를 포함한 ELS 발행금액은 62조8297억원으로 집계됐다. ELS 발행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19년(99조9011억원)에 비해 40% 가까이 감소했다.

증권사들은 ELS 손실이 확정되면서 발행 규모를 줄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홍콩H지수를 ELS 기초자산에서 제외했고, 하나증권은 지난해 12월부터 홍콩H지수 연계 ELS 상품 발행과 판매를 중단했다.

수요는 ELB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ELB 발행 규모는 2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4분기(21조8000억원) ELB 발행 규모 대비 7% 늘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ELB 발행 규모는 20조1000억원으로 ELB 데이터 집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ELS가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원금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는 반면 ELB는 원금 보장을 전제로 한다. 지난달 상환된 ELB 연 환산 수익률은 5~6%대로 ELS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ELB 매력도가 더 높아졌다.

SK증권은 1년 만기 'SK증권 제2865회 파생결합사채(ELB)'를 공모했다. 'SK증권 제2865회 파생결합사채(ELB)'는 홍콩H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년 만기 원금지급형 상품이다. 기초자산지수가 만기평가일까지 최초기준지수 이상이며, 최초 기준지수의 25%를 초과 상승한 적이 없는 경우 원금의 3.50% 수익과 기초자산지수 상승률의 20% 수익을 합산해 최고 세전 연 8.50%의 수익을 지급한다.

현대차증권은 '현대차증권 공모 제1130회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원금보장형'을 모집했다. 발행사인 현대차증권의 파산 등을 제외하면 원금을 지급하며 연 4.05%(세전)의 수익을 지급하는 3개월 만기 상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LB는 ELS와 달리 원금 보장이 가능해 대표적인 대체재로 꼽히고 있다"며 "증권사들은 ELB와 기타파생결합사채(DLB) 판매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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