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등장·거세지는 정부 압박'…고민 깊어지는 이통 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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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이통 등장·거세지는 정부 압박'…고민 깊어지는 이통 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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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촉진·통신비 경감' 차원…수익성 악화 우려 커져
이통3사, AI·B2B 사업 등으로 위기 극복 의지 '활활'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에 대한 강한 의지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다.

올해 들어 정부는 가계통신비를 낮추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네 번째 이동통신사를 선정한 것도 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5세대 이동통신(5G) 28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할당 대상법인으로 '스테이지엑스'를 선정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한 알뜰폰(MVNO) 사업자 '스테이지파이브'가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이로써 이동통신 시장은 기존 3사 체제에서 4사 체제로 변화를 맞이했다.

업계에선 정부가 제4 이통사를 선정한 것을 두고 '통신 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신사 간 경쟁 체제를 활성화해 통신비를 낮추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정부는 이통사 등을 상대로 공시지원금 상향 경쟁도 압박하고 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이통 3사 등을 불러 통신비 부담 완화 문제 등을 논의한 바 있다. 방통위는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포함한 스마트폰 공시지원금 확대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통 3사는 최근 갤럭시 S24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을 일제히 인상했다. 공시지원금은 단말기 출고가에서 통신사별로 일정 금액을 할인하는 제도다. 통상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가 마케팅과 판촉을 위해 지원한다.

이통사들이 잇따라 3만원대 5G 요금제를 선보이는 것도 정부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내달 중으로 최저 3만원대의 5G 요금제를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가장 먼저 5G 요금제 하한선을 3만7000원으로 낮춘 KT를 포함해 이통 3사가 다음 달부터는 모두 3만원대 5G 요금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 촉진과 통신비 인하 등을 골자로 한 정부의 이 같은 행보에 이통사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우선 제4 이통사의 등장은 점유율을 더 많은 사업자와 나눠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했다.

저렴한 5G 요금제 출시로 인해 통신사들의 매출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소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3만원대 5G 요금제는 통신사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하락을 이끌 수 있다"며 "이는 이동통신(MNO) 매출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공시지원금 인상 등으로 마케팅비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이통 3사에게는 악재다.

이통사들은 위기 극복을 위한 타개책으로 인공지능(AI)과 기업 간 거래(B2B) 사업 등을 전면에 내세우는 분위기다.

최근 진행된 이통 3사의 지난해 실적 발표에서 가장 강조된 키워드는 AI였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발표한 'AI 피라미드 전략'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을 'AI 인프라'와 'AI 전환(AIX)', 'AI 서비스' 등에 맞춰 재정의하고 있다.

KT는 초거대 AI '믿음'을 바탕으로 AI 전환 역량을 강화하고, 멀티 거대언어모델(LLM)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상반기 특화 언어모델 '익시젠' 공개와 인공지능·데이터 사업 내재화 등을 언급했다.

B2B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디지털전환(DX)의 보편화로 기회가 열리고 있는 B2B 시장에서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 전기차 충전 사업 등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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