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경영권 매각협상 최종 결렬…채권단 관리체제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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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경영권 매각협상 최종 결렬…채권단 관리체제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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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컨테이너선사 HMM(옛 현대상선) 매각을 위한 최종 협상이 일부 조건을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결국 결렬됐다. 

이에 따라 HMM은 당분간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등 채권단의 관리체제로 유지되며, 향후 재매각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매각을 위해 하림그룹의 팬오션과 JKL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했으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7일 밝혔다.

산은 측은 "7주간에 걸친 협상 기간 동안 상호 신뢰 하에 성실히 협상에 임했으나, 일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고 전했다.

앞서 양측은 작년 7월 HMM 경영권 공동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고 매각 절차를 개시했으며, 그해 12월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지금까지 본계약 협상 절차를 밟아왔다.

당초 협상은 지난달 23일까지 마감 시한이었으나, 이달 6일로 한 차례 연장된 바 있다.

그간 난항을 겪었던 협상은 하림 측이 그간 요구했던 바를 상당 부분 철회하면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으나,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특히 하림 측은 주주 간 계약의 유효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는 안, 컨소시엄으로 함께 참여한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의 지분 매각 기한에 예외를 적용하는 안 등을 요구했으나, 매각 측이 이를 수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었다.

하림 측은 매각 측이 보유한 잔여 영구채에 대해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매각 측의 반대 의사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매각이 결렬되면서 산은과 해진공은 HMM 지분 57.9%를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주식 외에도 올해와 내년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시점이 도래하는 1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운업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산은과 해진공이 단기간에 HMM 재매각에 나서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HMM은 2016년 유동성 위기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체제에 놓인 이후 7년여 만에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HMM은 2020년 9년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하고, 2022년 매출 18조5868억원, 영업이익 9조9455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산은과 해진공은 작년 7월 HMM에 대해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HMM 예비입찰에는 LX인터내셔널과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 세계 5위 해운사인 독일 하팍로이드 등이 참여했으나 매각 숏리스트(적격 인수 후보) 선정 과정에서 하팍로이드가 탈락했다.

본입찰에서는 하림과 동원그룹이 참여한 가운데 하림이 6조4000억원을 써내 동원보다 2000억원을 높게 부르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하림이 현금성 자산이 없고, 자금 조달 능력에 의구심을 받으면서 HMM보다 자산 규모가 작은 하림에 '새우가 고래를 삼킨다'는 비판이 지속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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