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통 큰 기부 이면에 '실적 악화'…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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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 통 큰 기부 이면에 '실적 악화'…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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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자본 잠식, 영업익 손실, 신성장동력 부재 등 단점
이중근 회장의 '경영 독식'도 문제…'이미지 개선'도 절실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부영이 최근 출산 직원의 자녀 1인당 1억원씩 지원하면서 이중근 회장 특유의 '통 큰 기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앞서 동남아 지역에 버스 몇 천대를 기부한데 이어 동향 주민과 동문들에게도 1억원씩 나눠줬다.

그러나 이 회장의 선한 영향력과는 달리 부영의 지난 2년간 경영실적 악화와 계열사 자본잠식, 그리고 영업이익 손실 등은 풀어야할 숙제다. 특히 부영은 신성장동력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부영은 국내에서 임대주택 분양·임대 사업 1인자로 꼽힌다. 정부에서 임대아파트를 짓고 운영하는 기업에게 지원하는 도시주택기금을 받아 부지를 저렴하게 사들인 후 임대하는 방식이다. 이후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분양전환을 해 비용을 회수한다.

부영은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일반 분양사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이 낮은 공공임대주택 사업을 주력으로 운영하지만, 부동산 경기침체 등 영향으로 분양수익이 급감하면서 위기에 빠졌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영주택 매출은 2020년 2조4559억원, 2021년 1조6745억원, 2022년 5565억원 등 매년 전년도의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 부영주택은 부영그룹의 핵심 주력회사로, 지난 2022년 기준 부영그룹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같은 기간 임대주택 분양수익이 2조2252억원→1조4920억원→4130억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2022년에는 161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5일 열린 시무식에서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모습. 

문제는 건설사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상하는 등 신성장동력을 찾는 반면 부영그룹은 실적 악화에도 새로운 전략을 내세우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영이 주택도시기금으로 임대주택을 지어 그에 따른 수익으로 성장해 온 만큼 정부 지원책에 관심을 쏟는데 치중할 뿐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같은 모습은 보기 어려을 것"이라며 "특히 이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경영 체제가 확고해 혁신과 변화와는 거리가 꽤 멀다"고 말했다. 

실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부영의 총 163개의 대부분 리뷰에서 "1인 경영체제", "황제경영", "오너리스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미지 개선도 필요하다. 그동안 부영그룹은 크고 작은 논란에 휘말리며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1월 횡령·배임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고, 그해 8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회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당시 임대아파트를 분양 전환하는 과정에서 전환 가격을 부풀려 수많은 임차인으로 원성을 샀다. 더욱이 부영 '사랑으로' 주택 로고는 촌스럽고 구시대적인 이미지가 강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최근 이 회장의 출산 직원과 동향 주민에게 각 1억원씩 나눠준 통 큰 기부가 '이미지 쇄신'을 위한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부영그룹이 추진 중인 호텔·테마파크 등 건설도 지지부진하다. 현재 부영그룹의 서울 용산구 아세아아파트 부지는 2021년 6월 착공 예정이었으나, 용적률 상향 등의 이유로 2년째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또한 호텔·테마파크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사들인 2009년 매입한 서울 성수동 서울숲 부지와 2012년 사들인 중구 소공동 부지도 수년째 공터로 남아 있다. 테마파크 사업을 목표로 인천 송도에 구입한 곳 역시 빈 땅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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