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테라 사이에서 '진땀'…크러시, 가정용 시장서 '진면목'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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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테라 사이에서 '진땀'…크러시, 가정용 시장서 '진면목' 보여줄까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2월 05일 0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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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 유흥 시장 흥행 요원하자 가정용 시장 공략 앞당겨
판매량 노출도 '쉬쉬'…하이트진로 '켈리'와는 다른 모습 보여
캔 제품·팝업스토어로 흥행 '불씨'…"올여름 성패 드러날 것"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롯데칠성음료가 기존맥주와 차별화를 선언하며 지난해 11월 선보인 맥주 신제품 '크러시'가 출시 석 달이 지나도록 저조한 흥행이 이어지면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국내 맥주 시장은 카스·테라가 공고한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는데다, 신제품 '켈리'의 돌풍까지 이어지며 좀처럼 '크러시'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내어주지 않는 상황이다. 

크러시는 롯데칠성음료가 맥주 시장에서 반등을 꾀하며 야심차게 선보인 신제품이다.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위해 4세대 아이돌그룹 '에스파'의 카리나를 모델로 발탁하는 등 마케팅에도 힘을 줬다. 

그러나 출시 이후 초반 흥행은 요원한 상황이 이어지자 롯데칠성음료는 이달부터 크러시 캔 제품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하고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 채널을 통해 가정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당초 가정용 시장 공급은 올해 상반기께로 예정돼 있었다. 크러시를 술집, 음식점 등 유흥 시장 전용 제품으로 우선 도입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러시가 유흥 시장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이자 가정용 시장 도입을 예정보다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이 크러시 판매량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도 부진한 실적에 확신을 더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신제품 '켈리' 출시 후 한 달 만에 100만 상자, 99일 만에 1억병을 판매했다며 대대적으로 알린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6070억원으로 전년(5754억원) 대비 소폭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379억원에서 339억원으로 11% 줄었다. 

주류부문 전체 매출 중 맥주의 비중은 2021년 4.1%에서 2022년 3.8%로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사실상 매출 실적 대부분은 소주와 청주가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주류 부문 전체 실적 개선을 위해서도 크러시의 흥행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유흥 시장과 가정용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과 함께 크러시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을 통한 MZ세대와의 접점 확대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크러시의 흥행에 불을 붙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장 상황은 녹록하지 않을 전망이다. 유흥 시장의 경우 기존 강자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크러시의 입점이 어려운 상황이다. '테라'와 '켈리'처럼 서로의 상승세를 이끌어줄 '연합군' 역할을 해줄 제품도 없다. 클라우드에 기대하기엔 시장 점유율 4% 미만으로 존재감도 미미하다. 

맥주 수요가 낮아 '맥주 비수기'로 꼽히는 겨울 시즌에 출시한데다, 최근 가정 시장은 '위스키'가 대세 주류로 떠오른 것 또한 '크러시'의 시장 확대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작은 수준이지만, 내부적으로 세워놓은 계획에 따라 목표를 달성해가고 있다"며 "캔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가정 시장을 공략하고,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팝업스토어 운영 등을 통해 마케팅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맥주가 약세를 보이는 겨울 시즌에 출시한 것이 흥행 속도가 더딘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며 "크러시의 진짜 흥행 여부는 오는 여름 성수기 시즌까지 두고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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