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주문한 '혁신' 언제 통하나…'위기'의 롯데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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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주문한 '혁신' 언제 통하나…'위기'의 롯데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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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百 강남점에 '3조 클럽' 타이틀 내줘…7년째 '업계 1위' 탈환 못 해
부산본점, 현대百 판교점에 5위 내줘…스타필드 수원에 고객 이탈 우려도
롯데 회장 신동빈. 사진제공=롯데지주
롯데 회장 신동빈. 사진제공=롯데지주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신년 사장단 회의(VCM)에서 국내 경제 저성장과 글로벌 침체에 따라 불확실한 한 해가 될 것이라 전망하며 '혁신'과 '실행력'을 주문한 데 이어 일본 현지 언론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과가 나지 않는 사업 부문에 대한 '매각'을 언급하는 등 롯데그룹에 드리운 위기감을 표출했다.

이는 롯데그룹 전체 매출에서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부인 롯데쇼핑의 부진과 무관치 않다. 

이와 관련해 롯데백화점의 위기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경쟁사인 신세계백화점·현대백화점과의 매출 순위 경쟁에서 기존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밀려나고 있는 데다 수원과 서울 영등포 등 경쟁사와 유통 상권이 겹치는 지역에서도 제대로 된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국내 첫 단일 점포 '연매출 3조원' 타이틀을 신세계백화점에게 뺏겼다. 

지난해 연매출 기준으로 본점과 잠실점에선 그나마 선방했지만, 그 외에 지역 지점은 역성장하거나 저성장 하는 데 그쳤다.

1월 31일 12시 점심시간 잠실 롯데월드몰점 모습. 오픈 초반 시선이 집중 됐던 '고든램지버거 롯데월드몰점' 한산하다.
1월 31일 12시 점심시간 잠실 롯데월드몰점 모습. 오픈 초반 시선이 집중됐던 '고든램지버거 롯데월드몰점'이 한산하다. 사진=컨슈머타임스 DB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서 지난해 기준 연매출 2조7569원을 기록하며 업계 1순위 탈환에 실패했다. 반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3조1025억원을 달성하며 3조 클럽에 첫 진입하고 7년째 1위 자리를 지켰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7년 40여 년간 이어졌던 부동의 1위 자리를 신세계백화점에 내준 뒤 아직 재탈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더러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기준으로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으로부터 업계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선 약 12.53% 두 자릿수 신장을 해야 가능하다.

롯데는 계속해서 유통 맞수인 신세계와의 경쟁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신세계는 이달 롯데백화점이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은 수원 상권에 지역 최대 규모 쇼핑몰인 '스타필드 수원점'을 오픈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곳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뽑힐 만큼 MZ세대 겨냥한 다양 패션 브랜드, 식음료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하면서 정식 개장 날부터 일 평균 10만명 이상 방문객이 몰리며 한때 수원시서 재난문자를 보낼 정도로 '핫플'로 등극했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수원이 수도권 남부 중심이라는 입지적 강점을 바탕으로 120만 수원시민은 물론 인접 도시 유입 인구까지 반경 15㎞에 상주하는 약 500만명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 스타필드 수원점이 몰려든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모습. 사진=컨슈머타임스 DB
신세계 스타필드 수원점이 몰려든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모습. 사진=컨슈머타임스 DB

반면 롯데백화점은 스타필드 수원과 상권이 겹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경부터 뒤늦게 수원점 리뉴얼에 들어갔고 오는 4월이 돼서야 리뉴얼을 끝마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MZ세대를 겨냥해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수원 상권 최대 규모로 프리미엄 푸드홀을 리뉴얼 오픈에 맞춰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기존 고객을 지킬 수 있을 지 우려를 낳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20년 기점으로 부산본점이 가지고 있던 '백화점 매출 5순위'라는 타이틀을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빼앗겼다. 심지어 부산본점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1조20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역신장하며 8순위로 주저앉았다. 반면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매출이 지난해 기준 1조667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7% 증가해 5위 자리를 지켰다.

게다가 핵심 소비층인 MZ들이 많이 찾는 서울 영등포 상권에서도 롯데백화점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영등포점의 지난해 연매출은 3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역신장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업계 매출 순위는 35위다. 반면 같은 상권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은 지난해 연매출 6464억원으로 19위를 차지해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롯데백화점이 올해 신동빈 회장이 주문한 혁신을 국내 시장에서 보여줄 지 이목이 쏠린다.

신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우리도 미래를 위해 혁신하지 않으면 파괴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혁신의 기회가 있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강력히 실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그룹 전체가 경영환경 변화를 주시하며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지속가능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라는 경영 목표 달성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성장하기 위해서 어떠한 변수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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