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재조명받는 SPA 브랜드…'고급화'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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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재조명받는 SPA 브랜드…'고급화'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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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텐·스파오·미쏘·에잇세컨즈,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 기록
미쏘·에잇세컨즈, 고급화 라인 선보이며 새로운 고객층 확보
스파오, 전 연령층 입을 수 있는 베이직 스타일군 제품 강화
이랜드 SPA브랜드 미쏘 매장. 사진제공=이랜드
이랜드 SPA브랜드 미쏘 매장. 사진제공=이랜드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지속적인 '고물가 시대' 속에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SPA 브랜드들이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을 공략하면서 지난해 최고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브랜드 타깃 소비자 연령층을 기존 '1020세대'에서 '3040세대'까지 확대하고 품질과 디자인을 고급화한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대표 SPA 브랜드들은 올해도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 연매출을 상향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성통상 '탑텐', 이랜드 '스파오', '미쏘', 삼성물산 '에잇세컨즈' 등 국내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대표 SPA브랜드들은 지난해 기준 론칭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현상과 소비심리침체와 같은 대외변수와 가성비 상품에 관심이 높아진 소비자 태도가 맞물리면서 SPA 브랜드들이 주목 받고 있다"며 "경기가 어려워지고 1인당 가처분소득(이자, 세금 등을 제외하고 소비나 저축이 가능한 소득)이 줄어들게 되면서 기존 고가 브랜드를 구매했던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입을만한 브랜드를 찾다가 SPA 브랜드에 관심을 보이게 됐고 SPA 브랜드들의 고급화 전략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국내 SPA 시장에서 1위인 '유니클로'는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9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2018년 1조원 대에서 2019년 6000억원 대로 쪼그라들었던 매출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다. 

고물가 여파로 저렴한 가격에 높은 품질을 내세우는 유니클로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2022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매출이 전년 보다 30.9% 증가한 921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1% 증가한 1413억원, 순이익은 42.8% 증가한 1272억원을 올렸다.

토종 SPA 브랜드 1위인 탑텐은 지난해 연매출 9000억원 대(잠정 집계)를 올리며 브랜드 론칭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2022년 연매출 7800억원과 비교하면 약 15%가량 뛴 수치다. 

탑텐은 올해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이전보다 더 높은 품질의 옷을 만들기 위해 소재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에잇세컨즈의 성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물산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SPA 시장에 뛰어든 에잇세컨즈는 브랜드 론칭 10년만인 2022년 기준 흑자 전환으로 돌아섰고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2013~2018년 1000억원대 수준에 머물렀던 연매출이 2021년부터 매년 10% 가량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지난해 대략 2000억원~3000억원 선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에잇세컨즈는 지난해 프리미엄 라인을 새롭게 선보이며 내세운 고급화 전략이 통했다고 분석했다. 에잇세컨즈는 기존 상품보다 약 20~30%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캐주얼 라인 '유니에잇(UNI8)'과 소재를 고급화한 프리미엄 여성 라인 '에디션에잇(EDITION8)'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소비자들이 유입됐다.

에잇세컨즈 관계자는 "프리미엄 라인이 고객들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며 "프리미엄 라인 타깃 소비층은 기존의 SPA 고객과는 다소 바라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잠재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차원에서 다소 감도가 높은 프리미엄 라인을 선보였고 매출 성장을 이끄는데 적중했다"고 말했다.

이랜드에서 운영하는 대표 SPA 브랜드인 미쏘와 스파오 역시 브랜드 타깃 연령층 확대 전략을 통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미쏘는 지난해 최고 연매출인 1400억원을 달성했다. 2019년, 2020년 각각 1000억원 수준이던 연매출이 2021년부터 1200억원, 2022년 1250억원으로 오르며 성장하고 있다. 미쏘는 올해 목표 연매출로 1500억원을 잡았다.

특히 미쏘가 지난해 브랜드 고급화 일환으로 출시한 '올드머니 룩'(상류층의 고급스러운 패션 스타일) 라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올드머니 룩 라인 가운데 에센셜 셔츠 4만장, 에센셜 니트(가디건, 풀오버) 6만5000장이 한 해 동안 팔려 나갔다.

미쏘 관계자는 "올드머니 트렌드를 따라간 상품을 출시하면서 고객층이 기존 20~30대에서 40대까지 확대됐다"고 말했다.

스파오 역시 기존에는 1020세대의 고객들을 타깃으로 매장을 선보였다면 최근에는 키즈부터 청소년, 성인층까지 전 연령대가 입을 수 있는 베이직 아이템을 강화했다.

스파오는 지난해 타임스퀘어점을 테스트 매장으로 삼고 리뉴얼을 진행한 바있다. 트렌디 아이템에서 베이직한 디자인을 대표 아이템으로 내세우고 전 연령대 고객이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라이트 자켓', 겨울에는 '푸퍼'를 매장 입구 전면에 배치하고, 베이직 아이템 진열과 상품 설명을 담은 안내물을 기존보다 강화했다. 이에 리뉴얼 전에는 전체 18% 비중이었던 40대 이상 고객이 리뉴얼 후 35%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매출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9년 3200억원에 머물렀던 연매출이 2022년부터 4000억원, 지난해 4800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올렸다.

스파오는 올해 연매출 60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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