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에 베팅하는 개미들…한미사이언스 주가 향방은
상태바
'경영권 분쟁'에 베팅하는 개미들…한미사이언스 주가 향방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한미약품그룹이 에너지·화학 기업 OCI그룹과의 통합을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개미들이 대거 매수에 나서면서 연일 급등하고 있다. 이 종목은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만2900원(29.79%) 상승한 5만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엔 12.76% 오른 4만3300원을 기록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은 지난 12일 각 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한 그룹 간 통합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OCI그룹의 지주회사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7703억원에 취득하고, 임주현 실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내용이다.

지분 인수를 완료하면 두 그룹은 하나로 통합되며,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 주주가 된다. 임 실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의 1대 주주가 된다.

하지만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여기에 반대하고 나섰다. 임 사장은 SNS에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와 관련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이 없다"면서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게시했다.

통합을 주도한 송영숙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11%, 장녀 임 실장의 지분까지 합치면 22% 정도다. 반면 장남 임 사장은 10%가량 보유 중이고, 여기에 동조하는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의 지분을 더하면 20%에 육박한다. 이에 경영권 분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증권업계는 지분경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만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불확실성이 여전해 펀더멘탈(기초체력)에 기반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OCI홀딩스는 22년 부광약품을 인수하며 제약, 바이오 분야로 진출한 만큼 OCI와 한미약품의 사업적 시너지가 단기에 발생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OCI의 현금 창출 능력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과 OCI가 기존에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존 내수 위주의 매출에서 수출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기대해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 "송영숙 회장은 금번 OCI홀딩스와의 계약으로 마련한 현금으로 잔여 상속세를 납부 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이를 통해 한미약품 오너 일가 지분에 대한 오버행 우려가 일단락된 점은 긍정적"이라며 "이외에도 지분경쟁에 대한 기대감도 대두되고 있으고 이를 통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나 해당 이슈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만큼 중장기적으로 펀더멘탈에 기반한 주가 흐름을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0년 고 임성기 회장이 타계하면서 약 5000억원 규모의 상속세가 발생했고, 현재까지도 상속세에 추가 자금이 필요했다"면서 "지속해서 제기됐던 상속세 우려가 해소되는 점, OCI홀딩스가 27% 최대 주주가 되면서 지배구조 개선 및 추후 현금 흐름 확보에 유리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 임성기 회장 별세 후 상속세 이슈와 맞물려 지속적으로 이슈가 됐던 한미사이언스 형제간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게 됐다"라며 "이와 관련해서 향후 진행 상황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