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친미 후보 당선…韓 반도체주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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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 친미 후보 당선…韓 반도체주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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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성향의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서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 시장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주들의 주가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3일 제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득표율 40.05%로 친중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이에 민주진보당은 12년 연속 집권을 이어가게 됐다.

민진당이 집권을 유지하면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전부터 중국은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 대만해협의 전쟁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 경고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이번 선거 결과가 지정학적 리스크의 변동성을 확장했고, 이는 증시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영향을 주는 중요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올해에는 전 세계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50여 개 주요국들의 선거들이 대거 예정돼 있다"면서 "해당 선거 결과에 따른 주요국들의 향후 외교 정책 방향이 전환되거나 지정학적 리스크의 변동성은 확장될 것이며, 이번 대만 선거는 그 시작일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정치적 이벤트에 따른 불확실성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증대는 증시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영향을 주는 중요 요소로 잔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본관.
삼성전자 본사.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 관계에 놓여있고, 이번 선거의 여파로 당장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12.4%, TSMC는 57.9%로 집계됐다. 이 수치를 보면 대만의 TSMC가 삼성전자에 크게 앞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만 선거는 주요 반도체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과 중국이 대만에 큰 관심을 가지는 주된 이유도 대만의 반도체 기업들이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TSMC의 영향은 너무 크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민진당 정권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대중 수출 규제에 협조적이고, 미국으로 반도체 시설을 유치하는 정책에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반면 국민당은 중국과 협력을 중요시하는 만큼 반도체 산업을 활용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다"면서 "이에 중국이 매번 비판하는 미국의 기술 수출 규제에 더 이상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AI 칩 같은 고사양 칩을 생산할 수 있는 고급 나노 공정 기술을 가진 파운드리가 TSMC와 삼성전자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어느 정도 챙길 수 있으며, TSMC의 점유율이 워낙 독보적인 만큼 일부만 가져와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친미 성향의 민진당이 정권을 잡았고 이는 TSMC는 긍정적으로, 삼성전자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 결과로 대만은 미국과의 관계를 더 공고히 할 것"이라며 "TSMC의 글로벌 영향력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들은 당분간 부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반사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진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정학(동아시아 안보)과 산업(반도체)을 대체할 수 있는 한국은 반사 수혜가 가능한 입장"이라면서 "민진당이 집권하면서 대만에 편중됐던 중국의 반도체 수입이 한국으로 일부 되돌려질 수 있어 이익 측면에서 수혜"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은 공급망 안보 확보를 위해 TSMC, 삼성전자 생산 시설을 안방으로 끌어들이려고 하고 있고, 대만 선거 후 첫날 거래서 삼성전자 등이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는 것을 봤을 때 이번 선거가 투심을 자극할 만큼 큰 타격으로 다가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도체주의 경우 이전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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