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건설업계, 줄도산 공포에 위기감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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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건설업계, 줄도산 공포에 위기감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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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지방건설사 4곳, 법정관리행
지방 분양시장, 청약 미달 사태 잇따라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건설사 줄도산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새해 들어서 2주 만에 지방건설사 4곳이 자금난으로 부도 처리되거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특히 매달 1∼2건 수준이었던 부도업체 수는 지난달에 8곳으로 급증했다. 

시공능력평가 16위인 태영건설도 지난 11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개시해 고비는 넘겼으나, 건설·부동산 업종의 대출 부실에 따른 업계 불안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방 분양시장 침체 분위기도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부도를 맞은 건설사는 21곳으로 2022년 14곳 대비 50% 증가했다. 전체의 38.1%인 8곳이 지난달(12월)에 집중됐으며, 8곳 가운데 6곳은 지방 건설사였다.

시공능력평가 16위인 태영건설도 지난 11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개시로 고비를 넘겼지만, 부동산 PF를 둘러싼 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건설사 위기는 지난 몇년간 부동산경기 호황기 중 시장에 과도하게 유입된 자금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단기회수가 불가능해져 발생하고 있다"며 "더 큰 악재는 공사비 인상으로 인해 건설사 상당수가 책임준공의무 이행에 따른 자금지출, 현금유입 부족으로 유동성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새해 들어 2주 만에 건설사 4곳이 법정관리 신청 후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았다. 시공능력 176위와 179위인 인천 영동건설, 울산 부강종합건설이 포함됐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정식으로 회생 절차를 시작하기 전 당사자의 자산을 모두 동결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광주 중견건설사 한국건설이 은행에 중도금 이자를 내지 못하는 등 유동성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한국건설 측은 현재 광주 동구 등에 짓고 있는 4개 단지 아파트 분양계약자들에게 중도금 이자 납입 지연에 따른 사과문을 발송하고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자진폐업한 종합건설사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69곳에서 2022년 261곳, 지난해 418곳으로 최근 2년간 147.3%(249곳) 증가했다. 전문건설사도 같은 기간 1567곳에서 지난해 1929곳으로 23.1%(362곳) 늘었다.

문제는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려면 분양시장이 회복해야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지방 분양 시장은 청약 미달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9일 경북 울진군의 '후포 라온하이츠'는 60가구 모집 1, 2순위 청약 신청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지난 10일 청약 접수를 마감한 충북 제천의 신백 선광로즈웰아파트도 209가구 모집에 단 2명이 청약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한해 건설산업은 물량 감소와 PF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제시한 다양한 세제 혜택 및 인센티브 등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세제 및 금융지원의 대상이 되는 부동산의 범위를 넓히고, 혜택의 정도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분양 물량을 신속히 해소하고, 개선된 사업추진 여건을 토대로 정상 추진 가능 사업장에 대한 선별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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