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여러 가지 변수로 '불안'
상태바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여러 가지 변수로 '불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개월간 자산부채 실사 진행…추가 부실 나오면 워크아웃 '중단' 가능성
워크아웃 졸업해도 '브랜드 이미지' 추락으로 향후 분양실적 예측 어려워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이제 첫 발을 내딘 태영건설의 재무 구조 개선 작업은 향후 3개월의 실사과정이 더 중요하다. 

채권단이 회계법인 등을 통해 태영건설의 자산부채 실사 및 존속능력평가 등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추가 부실이 드러나면 워크아웃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태영그룹이 앞서 약속한 자구안들을 충실히 이행해야 정상화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채권단은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안을 하나라도 지키지 않을 경우에도 워크아웃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6일 시행된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따르면 워크아웃 주요 절차는 '워크아웃 신청 → 금융채권자 소집 통보(14일 이내) → 1차 협의회 의결(공동관리절차 개시 여부, 채권행사유예 여부 등) →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 작성(주채권은행, 최장 4개월)→ 기업개선계획 의결 → 이행약정 체결 및 점검' 순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PF 보증액(우발채무)은 약 3조7000억원 수준이다. 그런데 PF 보증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금융기관마다 계산이 조금씩 다르다. 태영건설의 채무보증 총 잔액은 9조~10.5조원 규모로 파악된다.

태영건설은 보증채무 가운데 2조5259억원만 우발채무라는 입장이다. 정확한 우발채무의 규모는 실사를 하며 밝혀질 예정이다. 

그렇다면 태영건설 워크아웃 진행 과정에서 변수는 없을까. 현재 태영건설이 공사 중인 주택사업장 중 분양이 진행돼 분양계약자가 있는 사업장은 22곳, 1만9869세대다. 이 중 14개 사업장(1만2395세대)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에 가입된 상태다. 

분양보증에 가입된 곳은 비교적 안전하기는 하나 분양대금(계약금 및 중도금)을 환급받더라도 수분양자들은 그동안 냈던 중도금 이자에 대해서는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시공사 교체 과정에서 생기는 사업 지연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태영건설과 관련된 협력업체는 581개사로, 1096건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태영건설의 협력사 거래대금 및 임금체불 문제가 수면위로 다시 올랐다. 지난 8일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태영건설 협력업체 소속 현장 노동자들이 임금체불로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한 것이다. 일부 현장 노동자들은 지난해 11월분 임금도 제대로 못 받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이미 분양받은 수분양자들의 불안도 계속되고 있다. 워크아웃이 진행돼도 HUG 분양보증 효력에 문제가 없음에도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완공 때까지 계속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미 진행 중인 공사도 난관이 예상된다. 고금리 장기화에 지방 분양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한 혹독한 과정을 거쳐 워크아웃 졸업에 성공해도 브랜드 이미지 추락으로 향후 분양 실적도 예측하기 어렵다.

앞서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납입 △에코비트 매각 및 매각대금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 지분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담보제공 등을 자구안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계열사의 매각이 지연되면 자금이 제때 수혈되지 않아 태영건설의 유동성이 부족해질 수도 있다. 특히 자구계획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에코비트는 규모가 제법 큰 회사인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주인을 찾기 힘들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급매물로 나오면 제값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태영 측이 추가 자구안으로 TY홀딩스와 SBS 주식을 담보로 내놓겠다고 밝힌 만큼 어떻게 해서든지 기업을 살릴 의지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최대한 수분양자와 협력업체 등의 피해를 최대한 막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모든 건설업장에서 임금체불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15일부터 4주간 '체불 예방·청산 집중 지도기간'을 운영해 태영건설 등 건설업을 중심으로 현장 예방활동을 강화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