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상장, 지금은 예상 힘들어…가능한 시기 오면 되도록 빨리"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 중"이라며 폼팩터(형태)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SK온의 상장 시점은 대내외 여건상 당장 예상하기 쉽지 않지만, 가능한 시기가 오면 되도록 빨리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10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현장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원통형 배터리 개발 여부에 관한 질문을 받고 "개발이 꽤 많이 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당초 SK온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개발을 검토 중인 단계인 것으로만 알려졌다. 공식적으로 회사가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각형 개발은 이미 완료됐고, 원통형도 고민하다가 개발을 (상당 수준까지) 했다"며 "양산 시점은 고객들이 원하는 시기에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원통형 배터리는 제조비용이 낮고 안정성이 높지만, 둥근 형태 탓에 모듈이나 팩으로 모아 놓으면 공간 효율성이 떨어지는 데다 에너지 밀도도 낮아 전기차 시장에서 선호되는 유형은 아니었다.
그러나 테슬라가 에너지 용량과 출력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린 4680형(지름 46㎜·길이 80㎜) 배터리 양산에 성공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BMW, 볼보, 스텔란티스 등도 원통형 배터리 적용을 추진 중이다.
현재 파우치형 배터리만 양산하는 SK온은 완성차 업체의 다양한 폼팩터 수요에 부응하고자 각형 개발에 나서 시제품 생산에도 성공했다. 여기에 원통형이 더해지면 '3대 폼팩터'를 모두 만드는 업체가 된다.
최 수석부회장은 "고객마다 요구하는 사양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 3가지 배터리 폼팩터(파우치형, 각형, 원통형)를 다 개발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케미스트리(소재) 등 여러 가지를 개발하고 고객 베이스를 넓히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통형 배터리 개발 착수 시점에 대해 "정확히 날짜를 기억할 수는 없지만 꽤 됐다"며 "이미 각형 개발을 완료했고, 원통형은 고민하다가 개발을 많이 (진행)했다"고 답했다.
원통형 배터리 양산 시점에 대해서는 "고객이 원하면 거기에 맞춰서"라며 구체화하지 않았고, 정해진 고객사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SK온의 4분기 흑자 전환 실패 전망에 따른 턴 어라운드 시기 예상 답변도 내놨다. 당초 SK온은 지난 3분기 콘퍼런스 콜을 통해 4분기 흑자 전환을 자신한 바 있다.
그는 "자동차 시장 자체가 썩 좋지 않아서 원하는 만큼 많이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라며 "저희는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SK온 주식 상장 계획에 대해서는 "금융 시장도 봐야 하고 우리도 준비해야 하는 등 지금은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라며 "가능한 시기가 오면 되도록 빨리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CES 현장을 둘러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자동차, 배터리 관련 기술을 주로 봤는데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다"며 "인더스트리 자체가 빨리 변한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한편 최 수석부회장은 이날 LG전자와 삼성전자 부스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과 기술 등을, 일본 파나소닉 부스에서는 배터리 시스템과 수소,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현황 등을 살펴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