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반도체' 김, 수출액 1조원…국산 김, 해외서 '펄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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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반도체' 김, 수출액 1조원…국산 김, 해외서 '펄펄'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1월 11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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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잡초'서 '슈퍼푸드'로 인식 전환…한류 맞물리며 수출↑
조미김·김스낵 등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해외 소비자 공략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바다의 잡초'로 여겨지던 김이 슈퍼푸드로 각광받으면서 라면의 뒤를 잇는 'K-푸드'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냉동김밥이 인기를 끌면서 주재료인 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물론, 바삭한 식감에 영양소가 풍부한 건강 간식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김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김 수출액은 전년 대비 22.2% 증가한 7억9000만 달러(약 1조3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2019년 이후 부동의 강자였던 참치를 제치고 수산물 수출 품목 1위를 이어오고 있다. 

글로벌 김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2022년 기준)도 70.6%에 달한다. 세계 시장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얻으며 수출 실적을 견인해 '검은 반도체'라는 애칭도 생겨났을 정도다.

이처럼 김이 수출 효자 품목으로 위상이 높아지자 업계에서도 글로벌 브랜드로 입지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대상의 지난해 1~10월 국내외 김 사업 총 매출은 약 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8% 증가했다. 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전체 국내외 김 사업 총매출액은 약 12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2017년 구축한 '해조류연구센터'의 역할이 컸다. 해조류연구센터는 표준화 및 검가 시스템 구축, 신품종 개발, 양식기술 개발, 공정기술 개발, 신제품 개발에 이르기까지 해조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대상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17년 현지 공장을 준공하고 이듬해부터 김 생산을 해왔다. 이후 생산라인을 증설해 현재 연간 약 800톤(450억원) 규모의 김 생산을 할 수 있게 됐다. 인도네시아 생산 물량은 현지에서만 판매되고 있으며, 대상이 선보인 '마마수카' 김 스낵은 주요 유통 채널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2020년 하반기 현지 김 공장을 설립했으며, 해당 공장은 연간 약 400톤(260억원) 규모의 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베트남 소비자들이 김을 건강식품으로 인식하며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발맞춰 대상은 베트남을 겨냥한 김 수출을 지속 늘려갈 방침이다.

앞으로 조미김, 시즈닝김 등 5개 품목의 인도네시아 MUI 할랄 인증을 받아 동남아 국가 수출을 확대하는 등 할랄 시장 진출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2010년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김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으며, 지난해 11월 기준 전년 대비 글로벌 매출이 약 20%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웰빙 간식에 대한 수요가 높은 유럽과 미국을 전략국가로 삼고, 건강과 지속가능 트렌드에 부합하는 K-김스낵 신제품을 론칭했다. 씨솔트, 코리안 바비큐, 핫칠리 등 현지인이 선호하는 맛과 함께 바삭한 식감을 살렸다. 또 플라스틱 트레이를 종이로 대체해 환경을 중시하는 유럽의 소비 트렌드도 반영했다. 

비비고 김스낵은 영국 대형 유통채널인 아스다와 오카도에 입점하는 등 메인스트림에 진출했으며, 미국에서도 본격적인 시장 확대를 준비 중이다. 말레이시아, 싱가폴, 필리핀, 미얀먀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조미김, 김밥김 등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을 수출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동원F&B는 현재 양반김 제품을 일본, 태국, 미국 등 32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2016년부터 할랄 식품 인증을 획득하고 무슬림 국가로도 수출 중이다. 2020년에는 간식용 스낵김 '양반 김부각'을 출시하고 수출에 나섰다. 미국, 태국, 중국 등 해외에서는 김을 밥반찬이 아닌 간식으로 먹는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지난해 1~11월 현지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성장했으며, 작년 전체 매출은 약 450억원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에 대한 서구권 소비자들의 인식의 변화와 한류 열풍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기업들의 김 수출도 탄력을 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조미김 중심에서 샐러드, 밥, 면 요리에 토핑으로 사용하는 김자반의 수요가 증가하는 등 소비 행태 또한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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