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풀 꺾인 메타버스…통신업계 승부수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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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풀 꺾인 메타버스…통신업계 승부수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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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키즈토피아'
LG유플러스 '키즈토피아'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한편 플랫폼 내 특화 콘텐츠 개발에 발 벗고 나섰다.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며 고공 행진하던 메타버스의 인기가 한 풀 꺾이며 플랫폼 활성화를 도모할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메타버스 시장이 부침을 겪고 있다. 한 때 신성장동력으로 평가됐던 메타버스 서비스들이 앞다퉈 운영을 종료하면서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카카오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추진하던 증손회사 컬러버스의 '퍼피레드M' 서비스 운영을 중단했다. 수익성 악화가 사업 정리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컬러버스는 2022년 115억3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한글과컴퓨터와 싸이월드제트가 설립한 동명의 합작법인이 운영하던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타운'도 출시 1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싸이월드와 연동한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메타버스 열풍이 식은 가운데 싸이월드 인기마저 시들해지면서 흥행에 실패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메타버스는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차세대 기술로도 각광받으며 다수의 업체에서 너나할 것 없이 플랫폼 출시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일상 회복 이후 메타버스를 향한 관심은 급격히 사그라들었다.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메타버스 이용 현황 및 이용자 특성' 보고서를 보면 일상 회복 국면으로 접어든 2022년 우리나라 국민의 메타버스 이용률은 4.2%(전체 응답자 9941명 중 417명)에 그쳤다.

아울러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새롭게 ICT 업계의 화두로 대두된 점도 메타버스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메타버스 시장의 침체는 통신업계가 고민에 빠지는 계기가 됐다. 야심차게 선보인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이 서비스 운영을 종료한 타 플랫폼의 전철을 밟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3사의 메타버스는 이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등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SK텔레콤 '이프랜드'
SK텔레콤 '이프랜드'

업계선 위기 타개책으로 글로벌 진출 카드를 꺼내들었다. 해외 IT기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한편 관련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등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해 이용자를 끌어 모은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최근 말레이시아의 '셀콤 디지', 인도네시아의 '아가테', 필리핀의 '코스믹 테크' 등 3개 기업과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관련 퍼블리싱 파트너십 협력 양해각서(MOU)를 각각 체결했다.

'셀콤 디지'는 말레이시아 1위 통신기업, '아가테'는 인도네시아 게임개발사 겸 퍼블리셔, '코스믹 테크'는 사물이동통신 플랫폼 및 디바이스 제조유통업체다. 이들 기업과 각각 MOU를 체결하며 이프랜드의 동남아시아 지역 이용자 확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회사는 장기적으로 미국, 인도, 유럽 등에서도 파트너사를 발굴해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올 상반기 안으로 자사의 어린이 특화 메타버스 '키즈토피아'의 서비스 제공 지역을 확대한다. 현지 언어를 적용해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에 안착한 이후에는 유럽과 남미 등 전 세계로 서비스 지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KT도 메타버스 플랫폼 '지니버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KT 관계자는 "아직 구체화된 것은 아니지만 지니버스의 글로벌 진출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특화 콘텐츠를 앞세운 점도 통신업계의 메타버스 플랫폼 활성화 전략의 일환이다.

LG유플러스는 다양한 학습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아동이 친구들과 수학, 영어, 동물 등 다양한 주제의 퀴즈를 풀고 장애물을 넘는 콘텐츠인 '퀴즈런'과 우주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아스트로스테이션'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키즈토피아 이용 아동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경제시스템을 본격 도입하고, 1만6000여개의 신규 프리미엄 콘텐츠를 추가했다. 본격적인 이프랜드 수익 구조 정립을 위해 재화를 유료와 무료로 구분하고, 유료 재화 '스톤(Stone)'을 도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진출 이후 메타버스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차별화된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 만족도가 높다"며 "업계선 글로벌 시장 공략과 특화 콘텐츠 발굴 등을 통해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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