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만 껐나…연초부터 워크아웃발 위기설 확산
상태바
급한 불만 껐나…연초부터 워크아웃발 위기설 확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택 시장 침체 장기화와 공사비 상승 지속
한기평, 신세계건설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총선 이후 정책의 지속성 의문도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시공능력평가 16위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신청 절차를 밟으면서 시공능력순위 50위권 이내 업체들의 유동성 대응에 대해서도 보다 면밀한 검토가 제기되고 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신호탄이 되어 건설업권 전반으로 유동성 위기가 확산되는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태영건설과 꾸준히 유동성 위기에 같이 언급되는 일부 건설사들의 부채비율이 위험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성장 동력은 딱히 없는 상태에서 이자 부담 등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지방 건설사들이 도산했다면 태영건설을 기점으로 시공능력평가 20위권 안에 진입한 중대형 건설사들도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건설사 부실의 진원지는 지방과 비주택 시장의 침체 장기화 영향이 크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공사원가도 해마다 급격히 상승 중이어서 이러한 인상분을 반영한 분양가 상승은 건설사의 이익창출력을 저하시키고 있다. 

지방시장은 수도권 주택시장 반등에도 주택 수급 및 분양여건에 있어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크다. 시공능력순위가 낮을수록 분양위험이 높은 자체사업이나 지방 사업장의 비중이 많아 PF위험이 더욱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지방 현장 또는 준주거시설 및 상업용 부동산 관련 미착공 PF 비중이 큰 업체일수록 상대적으로 높은 PF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오피스텔, 물류센터 등 비주택 시장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다수의 중견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참여했던 물류센터의 경우 공사원가 상승 및 시공경험 부족에 따른 공정 지연으로 건설사들이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여 관련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PF보증 규모 증가세가 지속되고 PF대출 연체율이 상승함에 따라 건설사들의 재무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라며 "유동성 대응 부담으로 건설사들의 구조조정이 정부의 정책적 의지와 맞물리면서 조기에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지난달 27일 '건설업 단기등급 정기평가 결과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GS건설, 동부건설의 신용등급을 하향하고, 신세계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GS건설과 동부건설의 신용등급 하향은 지난 수년간 투자 확대로 재무부담이 확대된 가운데, 주택경기 저하 및 시장 환경 악화 등으로 단기간 내 기존의 등급수준에 부합하는 재무구조를 시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

GS건설은 작년 4월 인천광역시 서구 검단아파트에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로부터 총 10개월의 영업정지 행정처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주택브랜드 '자이'의 이미지가 실추된 점은 중장기적으로 수주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기평은 동부건설에 대해 수주잔고 감안시 연간 1.5조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나 상대적으로 원가율이 높은 토목 포트폴리오 비중, 부동산 경기침체 국면에 따른 마케팅 비용 소요 등을 감안시 수익성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또한 동부건설은 올해 예정된 잔여 토지대금 납부(1235억원) 등을 감안시 과중한 재무부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세계건설은 다수의 프로젝트가 분양위험이 높은 대구에 위치해 이를 감안시 추가 대손인식 가능성과 공사대금 회수 지연에 따른 현금흐름 저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현재 분양위험이 높은 대구에서 진행중인 프로젝트의 총 규모는 6291억원이며, 이중 분양률이 저조한 사업장(빌리브 헤리티지, 빌리브 루센트, 빌리브 라디체)의 총 도급액은 3300억원이다. 이러한 사업장의 경우, 분양경기 위축에 따른 추가 대손인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높은 원가부담, 분양경기 불확실성을 감안시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기평은 코오롱글로벌 역시 자동차판매 분할 이후에도 재무부담이 과중한 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미착공 PF우발채무가 보유 현금성자산의 2.7배 수준으로, 차환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봤다. 

SK에코플랜트는 잇따른 지분투자 및 운전자본투자 증가에 따른 자금 순유출, 연결 자회사의 차입금 편입 등으로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2020년말 1.1조원에서 2023년 6월말 기준 4.4조원까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단기간 내 기업공개(IPO) 등 비영업적 요소를 통한 자본 확충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PF시장을 둘러싼 리스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총선 이후 정책의 지속성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금융기관이 극단적으로 차환이나 만기 연장을 중단하지 않는 이상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이 PF로 인하여 대형건설사들이 줄도산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