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결산-부동산②] 치솟는 분양가와 태영건설 워크아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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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결산-부동산②] 치솟는 분양가와 태영건설 워크아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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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고금리, 대출 규제 등 관망세 확산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올해 하반기 부동산은 고금리와 가계 대출 증가로 인한 대출 규제로 시장의 관망세가 확산됐다. 구체적으로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의 공급 중단,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DSR 산정 방식 변경' 등의 대출 규제 방안 등이 발표됐다. 주택경기 침체와 계절적 비수기도 함께 작용하며 시장의 분위기가 상승장에서 다시 보합세로 바뀐 것이다.

다만 청약시장은 입지와 상품성에 따라 온도차가 컸으며 4분기에 들어서 기존 주택은 거래절벽으로 매물이 계속 쌓이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매물들이 경매시장에도 쏟아지며 7년 만에 최대 적체를 기록했다.

정부에서는 향후 입주물량 감소를 대비해 '9.26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공급 중심의 대책과 PF 부실 사업장 살리기에 집중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PF(프로젝트 파이낸싱)로 인한 자금 유동성의 위기를 맞은 태영건설은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외에도 치솟는 분양가와 하반기에 분양 물량이 집중된 이유 등 한 해의 주요 부동산 이슈들을 다시 한번 살펴본다.

◆2023년 전국 아파트 68% 하반기에 집중

2023년에는 전국에서 23만1549가구가 공급됐다. 2023년 상반기 분양실적은 7만4723가구로 2022년(16만5436가구) 같은 기간 대비 45% 수준에 그쳤다. 미분양으로 인한 자금흐름 악화와 원자잿값 및 인건비 인상 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 압력이 커짐에 따라 건설사들의 분양 지연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반면 3분기부터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청약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4분기에만 연간 총 공급량의 절반에 가까운 10만5190가구가 집중됐다. 다만,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분양시장의 위축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연말 분양예정 물량이 내년으로 이월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미분양 누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대구, 울산 등은 2024년 상반기까지도 공급 재개에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이어질 전망이다.

◆분양가 전년 대비 285만원 인상

2023년 전국 3.3㎡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1806만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1521만원에 비해 285만원 급등했다. 규제지역 해제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이 서울 강남3구 및 용산구로 축소된 데 이어,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고분양가 관리대상에서도 벗어나면서 높아지는 분양가에 제동을 걸 만한 장치가 사라진 영향이 크다. 2024년에도 '2030 국토교통 탄소중립 로드맵'에 의해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이 의무화됨에 따라 건축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원자재값 변동성이 커지며 추가적인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의 3.3㎡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격은 3529만원으로 2022년 3476만원 보다 소폭 상승했다. 한강 이북을 중심으로 신규 분양이 몰렸음에도 마포, 성동, 동대문구 등에서 전용 84㎡ 기준 13~14억원대로 분양가가 책정되며 높은 분양가 수준을 유지했다. 이어 제주의 평균 분양가격은 2447만원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고 △광주 2131만원 △부산 1952만원 △경기 1885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울산 △대구 등은 위축된 분양경기가 반영되며 2022년에 비해 분양가격이 낮아졌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 1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라그란데' 견본주택 이미지. 해당 분양사업지는 전용 84타입이 10-11억대에 책정됐다.

◆'9.26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발표…실행력 중요

고금리, 원자재 가격 상승, PF시장 경색 등으로 주택공급 여건이 악화되면서 장래 주택 수급불균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주택 인허가(1~10월)는 2022년 동기 대비 36%(42.8만호→27.3만호)낮아졌고, 착공 실적도 14.1만호로 2022년(33만호) 같은 기간 보다 57.2% 감소했다. 정부는 공공주택 공급물량 확대와 민간의 신규 인허가 촉진 및 착공 조기화를 유도하기 위해 '9.26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공공주택 물량 확충을 위해 3기 신도시 등 3만호를 포함해 신규택지 8만5000호, 민간물량 공공전환을 통한 5000호 등 총 12만호 추가 공급을 예고했다.

또한 민간주택시장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PF대출 보증 확대 및 중도금 대출 지원 등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실거주의무 폐지 등 규제 정상화 입법도 완료한다. 주택 공급을 단기간 증가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으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공급 의지를 표명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공급 부족 이슈를 완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높은 금리수준과 업황 부진이 길어진다면 PF부실 위험 규모가 확대되고, 계획한 공급사업 실행이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공주택의 차질 없는 공급과 더불어 수요 회복이 빠르게 이뤄져야만 민간건설사의 참여를 독려해 공급 확대를 극대화할 수 있다. 

◆2023 분양시장 예정됐던 강남 3구 물량, 2024년으로 이월

서울은 2023년 분양일정이 연기됐던 강남3구 정비사업지 대어들이 몰려온다. 강남구 '청담르엘', 서초구 '아크로리츠카운티',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등이 2024년 분양을 예고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과 추첨제 확대로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사비 증액과 사업주체간 내홍 등으로 분양일정이 표류되는 단지가 발생할 수 있으며,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이 결정됨에 따라 매매시장 가격 추이를 고려해 분양시기를 조율하는 단지들이 늘면서 공급시기는 유동적일 가능성이 높다.

◆ 부동산 경매, 7년만에 최대 '적체'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서울 아파트 물건들이 경매시장으로 쏟아졌다. 낙찰률도 20% 대로 내려 앉았다. 부동산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신건이 7년 5개월 만에 월별 최다건수(238건)를 기록했다. 서울의 아파트 경매진행 건수는 지난해 10월(107건) 100건을 넘어선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경매시장 뿐만 아니라 일반 아파트 매물 역시 증가하고 있다. 10월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8만452건으로 집계됐다. 매물 건수가 8만건을 넘어선 것은 2021년 4월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시공능력 16위'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시공능력평가 16위 중견기업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결국 28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워크아웃 신청을 결정했다. 태영건설은 28일부터 내달 초까지 부동산 PF 대출 만기를 줄줄이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날 채무 만기일에 워크아웃 신청을 한 것이다. 워크아웃은 자력으로 채무를 상환하는 것이 불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채권단이 75% 이상 동의하면 개시된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채권단의 관리하에 대출 만기 조정, 신규 자금 지원 등을 받게 된다.

앞서 태영건설은 그동안 주요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유동성 위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TY홀딩스는 그룹 내 알짜 사업으로 손꼽힌 물류회사 태영인더스트리를 매각했으며 태영건설도 이사회를 열어 보유 중이던 화력발전소 포천파워의 지분 15.6%를 420억원에 매각 처분키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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