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결산-카드] 실적 악화·불황에 2위 싸움까지…경쟁 '치열'
상태바
[2023 결산-카드] 실적 악화·불황에 2위 싸움까지…경쟁 '치열'
  • 이지영 기자 ljy@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12월 29일 08시 00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금리 불황에 카드사 실적 일제히 악화
캐릭터 카드·여행 특화 카드 소비자에 인기
카드사 순위권 경쟁은 더 치열해져

컨슈머타임스=이지영 기자 | 카드업계는 올 한해 순이익이 대폭 감소하면서 지난해보다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금리가 상승하면서 조달비용이 증가했고 가맹점 수수료는 인하했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각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도입, 캐릭터 플레이트 카드, 여행 특화 카드 등으로 변화와 함께 생존을 위한 활로를 모색해왔다. 현대카드는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며 카드사 간 '2위' 경쟁에 불을 지폈다.

고금리에 조달비용 증가…카드사 실적 악화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우리·하나)의 지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줄었다. 8개 카드사들은 현대카드를 제외하고 올 3분기 기준 누적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48%까지 하락했다. 신한카드는 46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KB국민카드는 3523억원에서 2724억원으로 22.7% 줄었다. 삼성카드는 5.8% 감소한 4301억원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특히 올해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조달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여전채 등 채권을 발행하는 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지만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조달이 가능한 채권 특성상 카드사들의 자금 압박은 심화될 수밖에 없었다.

리볼빙, 카드론, 단기대출 현금서비스 등으로 이자수익을 올리는 것 또한 연체율을 관리하지 못하면 곧바로 부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카드사들의 시름이 깊었다. 게다가, 가맹점 수수료 조정은 올해 논의되지도 못했다.

'애플페이' 출시…현대카드 외 제휴 논의 

애플이 지난 3월 현대카드와 독점 계약하며 국내 애플페이 서비스를 처음으로 출시했다. 그동안 간편결제 시장에서 다소 소외됐던 아이폰 사용자들이 이를 반기며 신규 카드 발급을 견인했다. 이에,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탑재 이후 약 20만명 가량의 신규 회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수익성에서도 개선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최근 카드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현대카드 외에도,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비씨카드 등과도 제휴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애플페이의 카드사 추가 확장은 곧 가시화될 전망이다.

미성년자 신용카드 발급·사용 확대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우리카드와 현대카드가 신청한 '미성년 자녀를 위한 가족 신용카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하면서 사실상 미성년자의 신용카드 발급을 확대 허용했다.

또한 지난 4월과 6월 삼성카드와 신한카드가 신청한 '미성년 자녀를 위한 가족카드 지정 내용 변경'을 허용하면서 건당 결제한도 5만원이 폐지되고 이용 가능 업종도 추가됐다.

종전에는 이용 가능 업종이 교통, 문구, 서점, 편의점, 학원, 병원, 약국, 식음료 등으로 한정됐으나, 현재는 백화점, 온·오프라인 쇼핑, 미용실, PC방, 전국 주요 놀이동산, 영화관 등으로 넓어졌다. 다만, 월 기본 이용한도 10만 원과 부모 요청 시 월 이용한도를 최대 50만원까지 확대할 수 있는 조항은 유지됐다.

 '인기 캐릭터' 플레이트 카드 출시 경쟁

카드사들은 올 한해 산리오, 원피스, 짱구는 못말려, 월리를 찾아라 등 추억의 캐릭터는 물론 다이노탱, 최고심, 망그러진곰 등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인기 캐릭터까지 다양한 캐릭터 플레이트 카드를 선보이며 마케팅 경쟁을 펼쳤다.

특히 신한카드가 '캐릭터 랜드 개장'을 선포하며 캐릭터 플레이트 카드를 공격적으로 출시했다. 그중 산리오 캐릭터 카드는 품귀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으며 10대와 20대 발급이 몰려 배송이 지연되기도 했다. KB국민카드의 토심이 카드는 카드고릴라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가 선호하는 캐릭터 카드 1위에 뽑히기도 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은 잠재 고객을 손쉽게 유입시키는 효과를 노리며, 다채로운 캐릭터 카드 출시해 올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여행 특화' 신용카드·체크카드 인기

포스트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여행에 특화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카드들이 인기를 끌면서 카드업계의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부상했다.

특히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신용카드·체크카드와 우리카드의 '트래블월렛'이 양대산맥을 이루며 여행카드 흥행을 이끌었다. 해당 카드들은 해외이용수수료 면제, 간편한 외화 충전 및 결제 방식으로 사용 편의성이 특화돼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의 흥행으로 해외체크카드 분야에서 10개월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며 환전액 1조를 돌파하기도 했다.

'2위'는 누구…카드사 순위권 경쟁 심화

올 한해 가장 두드러진 카드업계의 이슈는 2위 경쟁의 심화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4위에 불과했는데 올해 애플페이 도입과 함께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3위로 올라섰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점유율 거리를 좁히고 있는 가운데, 실적과 직결되는 개인 신용판매액에선 현대카드가 삼성카드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면서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2개월 연속 2위를 차지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1월 기준 개인신용판매취급액은 신한카드 12조466억원, 현대카드는 10조9902억원, 삼성카드는 10조5043억원, KB국민카드는 9조1076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또한, KB국민카드는 3개월 만에 신규 회원 수 1위 자리를 되찾으면서 3위 자리를 다시 노리고 있다. 현대카드가 자산건전성을 개선하면서 순위를 높여온 만큼, 내년에도 카드사들은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등으로 치열한 순위권 경쟁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