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결산-부동산①] 1.3대책 효과와 전세사기·부실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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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결산-부동산①] 1.3대책 효과와 전세사기·부실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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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시장 '옥석가리기' 심화
철근 누락 부실시공 사태
'건설업 줄도산' 공포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2023년 부동산 시장은 내·외부적 요인의 변화 속에서 다이내믹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상반기에는 1.3부동산대책, 특례보금자리론 등 다양한 부동산 부양책으로 경기가 다시 살아나는 듯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경착륙(hard landing) 중에 연착륙(soft landing) 했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급격히 떨어질 것 같았던 시장의 분위기가 예상을 엎고 반등했고 떨어졌던 시세가 일정부분 회복됐다.

다만 입지와 가격 경쟁력에 따라 온도차가 극명했다. LH가 시행하고 GS건설이 시공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는 철근을 누락한 것으로 드러나 안전불감증에 대한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일부 중견건설사들은 올 초부터 부도위기를 맞았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위기로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1.3부동산 대책 효과로 살아난 상반기 주요 이슈들을 먼저 짚어본다.

◆경착륙 우려 커지자 1.3대책 전격 발표

2023년이 오기도 전에 부동산 시장은 2022년 하반기부터 금리가 크게 높아지고 PF사태를 겪었다. 이에 주요 부동산 개발사업이 멈췄고 회사채 금리가 요동쳤으며 기업들이 자금난에 봉착하는 등 2023년을 코앞에 두고 위기설이 나왔다. 결국 회사채 충격으로 금융위기 시기에 보았던 신용경색(상호 신뢰가 깨지면서 대출이 어려워지는 현상)이 발생하자 정부가 조기 대응 목적으로 1.3부동산대책을 전격 발표했다. 대책의 주요 내용은 서울 4개구(강남, 서초, 송파, 용산)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 푸는 것으로, 대출과 세금, 청약, 정비사업 등에서 규제 사항이 패키지로 완화됐고 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주요 핵심지에서의 거래량과 가격 회복세가 빨라졌다.

◆'1.3 부동산대책' 규제 완화 영향...매수심리 개선

경직된 흐름을 이어가던 분양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1.3 부동산대책' 규제 완화 영향으로 청약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졌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호전되며 분양시장의 매수심리가 개선됐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로 여전히 자금조달에 대한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 적정 분양가, 입지 및 상품성 등을 고루 갖춘 흔히 '돈 될 만한 곳'에 청약 통장을 썼다. 

◆서울·충북·대전은 청약 '훈풍', 일부 지방은 '미분양' 

2023년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2.3대 1로, 2022년(7.5대 1) 대비 소폭 상승하며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하지만 지역별 청약양극화는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청약경쟁률이 전국 평균을 상회한 지역이 2022년 8곳에서 2023년 3곳에 불과했고, 1대 1 청약경쟁률에 못 미친 미달 지역은 2곳에서 3곳으로 확대됐다. 서울은 평균 청약경쟁률이 59.5대 1을 기록하며 전국에서 청약열기가 가장 뜨거웠다. 규제지역 추첨제 확대와 1.3대책 영향으로 강남3구(강남, 송파, 서초) 및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금융, 세금, 청약제도 등의 기준 완화로 청약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졌다.

또한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허용(LTV 0%→30%)과 중도금 대출 분양가 상한선(12억원 한도) 등이 폐지됨에 따라 청약 당첨자의 자금 조달 부담 또한 줄며 2022년에 비해 고조된 청약 흐름을 나타냈다. 지방에서도 충북, 대전 등은 산업단지 인접지와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성적이 좋았다. 

검단신도시 신축아파트 붕괴현장.

◆LH·GS건설, 신축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하고 GS건설이 시공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자이 안단테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지하 1,2층 슬래브가 붕괴됐다. 콘크리트 타설과 성토 등 주요 공정이 마무리된 지하주차장의 지하 1,2층의 상부 슬래브 등 모두 970㎡면적의 구조물이 붕괴된 것이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철근 누락으로 인한 사고원인은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향후 LH와 GS건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양상으로 또 한번 도마에 오르는 등 각종 질타를 받았다. 결국 GS건설은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 사과문을 내고 "사고에 책임을 지고 아파트를 전면 재시공하겠다"며 "입주 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다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입주민들과 여러차례 만남 끝에 협상을 타진, 현재 전면 재시공 중이다. 

◆전세사기와 역전세 이슈

2023년 상반기 전세시장은 2020년 7월말 시행된 임대차3법(3법 중 2법 상한제, 갱신권) 영향력이 상당했다. 2020년과 2021년 급등한 전세가격의 2년 만기가 도래하며 2023년 상반기 내내 전세사기와 역전세 이슈가 시장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다만 7월 들어 서울 지역부터 가격 하락세가 멈췄고 이후 11월까지 상승세가 점차 강화됐다. 최악의 상황에서 상승 반전한 주요 원인으로는 정부가 7월부터 전세보증금반환 특례대출을 시행하며 임대인들의 유동성이 크게 개선된 부분이 작용했다. 여기에 임대차3법 시행 3년차 진입해 제도가 안착 중이고, 1년 6개월(18개월)동안 하향 조정된 전세보증금에 대한 대출이자 부담이 급등한 월셋값 부담 대비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서울 전세가격 기준 변동률을 살펴보면 2월에 -0.94%로 저점을 찍은 이후 6월까지 하락폭이 둔화되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7월 보합 전환 이후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오피스텔 시장 '혹한기'  

오피스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모두 급감했다. 2022년 DSR 규제 대상에 포함된 데 이어 가파른 금리 인상, 역전세 및 전세사기 악재까지 겹치면서 거래절벽이 심화됐다. 공급도 2023년 신규 분양물량이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크게 위축됐다. 정부가 빠른 주택공급을 위해 비아파트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했지만, 건설 사업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인만큼 당분간 공급 확대 효과는 제한될 전망이다. 

◆중견 건설사, 도미노 줄도산

중견 건설사의 법정관리가 줄을 잇고 있다. 먼저 에이치엔아이엔씨(133위)·대창기업(109위)이 회생절차에 들어갔으며, 이어 '해피트리' 브랜드로 유명한 신일도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1985년 세워진 신일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13위였다. 앞서 지난해엔 우석건설(202위)·동원산업건설(388위)·대우조선해양건설(83위)이 부도를 맞았다. 현대건설과 함께 범현대가 건설사인 에이치엔아이엔씨는 미분양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었다. 에이치엔아이엔씨는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의 남편 정대선 씨가 경영권을 가진 곳이다. 건설사들이 경영난에 처한 것은 주택 분양 시장 침체와 PF 자금 경색 등의 이유다. 미분양 물량이 쌓여가면서 공사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건설업 폐업 신고 건수는 939곳으로 최근 5년 내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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