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합병 '가시화'…넷플릭스 대항마 부상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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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웨이브 합병 '가시화'…넷플릭스 대항마 부상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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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가시화되고 있다. 합병이 실현될 경우 OTT 공룡 넷플릭스에 맞설 동력을 얻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의 모회사인 CJ ENM과 SK스퀘어는 지난 4일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재 CJ ENM은 티빙 지분 48.85%, SK스퀘어는 웨이브 지분 40.5%를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인 합병 비율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CJ ENM이 최대 주주가 되고 SK스퀘어가 2대 주주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들의 합병설은 여러 차례 불거졌으나 최종 합의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2020년 8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웨이브와 티빙이 합병한다면 넷플릭스를 바로 이길 수 있다"고 말한 것이 합병설의 시작이다.

이후 양측은 지난 7월 다시 한 번 합병 의사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티빙 측이 8월 "플랫폼 합병에 있어 사실상 많은 어려움이 있다 보니 현재는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으며 무산된 바 있다.

지난 두 차례와 달리 이번에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긍정적인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사(SK스퀘어·CJ ENM)가 넷플릭스에 맞서기 위해선 개별적으로 플레이하기 보다는 힘을 합쳐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며 "양측은 실사 및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를 거쳐 내년 초 본계약을 맺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티빙과 웨이브 간 합병이 예고된 것은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OTT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국내 OTT들의 벼랑 끝 생존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넷플릭스는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구축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자료를 보면 지난 10월 기준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1173만명이다. 티빙(510만명), 웨이브(423만명)와 비교해 MAU가 2배 이상 많다.

MAU는 한 달간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이용자 수를 나타낸다. OTT 성장성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다.

이처럼 넷플릭스가 존재감을 키우는 사이 티빙과 웨이브는 부진한 실적을 지속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웨이브는 지난해 12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 558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티빙의 지난해 영업손실도 전년 대비 56%가량 늘어난 1192억원에 달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웨이브와 티빙은 합병을 통해 넷플릭스에 대항할 동력을 얻는다는 계획이다. 티빙과 웨이브 간 통합이 조만간 마무리되면 해당 플랫폼의 MAU는 930만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넷플릭스(1137만명)의 독주에 제동을 걸만한 정도가 되는 셈이다.

업계선 양사의 합병이 단순히 하나로 합치는 것을 넘어 이용자 편의성 제고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 플랫폼에서 모든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은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라며 "이는 더 많은 콘텐츠 소비로 이어지며 MAU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수월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에 단일 플랫폼으로 진출한다면 K-콘텐츠 전문 플랫폼으로서 글로벌 이용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유리할 것으로 본다"며 "(합병이 이뤄진다면) 글로벌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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