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7년 만에 또 지진, 주민 불안…"2016년보다 강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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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7년 만에 또 지진, 주민 불안…"2016년보다 강한 느낌"
  • 장하니 기자 giattl@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11월 30일 0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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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장하니 기자 | 2016년 9월 국내 역대 최대 규모 5.8 지진이 발생했던 경북 경주에서 오늘(30일) 새벽 또 지진이 났다.

대구기상청과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55분 규모 4.0 지진이 발생한 곳은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입천리 입천마을 복지회관 일대다. 역대 최대 규모 지진이 일어났던 경북 경주시 내남면 부지리 화곡저수지 부근에서 직선거리로 약 21.8㎞ 떨어진 지점이다.

화곡저수지 부근에서는 2016년 9월 12일 규모 5.8 지진이 발생했다.

펜션을 운영하는 권오만(64·경주시 양남면 상계리) 씨는 "순간적으로 한번 '꽝' 하며 잠결에도 느낄 정도로 강하게 (지진이 느껴졌다)"라며 "진도는 2016년 때보다 작지만 느껴지는 강도는 더 셌다"고 말했다.

편의점주 이돌남(60대·경주시 감포읍 나정리) 씨는 "가게 문을 열고 정리하는데 억수로(엄청) 심하게 '빵' 소리가 났다"며 "건물이 흔들려서 3층에서 아들, 며느리, 손자가 다 뛰어 내려왔다"고 했다.

이씨는 "놀라서 벌벌 떨며 한참 있다가 다시 (건물 안으로) 올라갔다"며 "너무 많이 흔들렸다. 피해는 없었는데 진동은 많이 느꼈다. 매대가 많이 흔들거렸는데 옛(2016년) 지진 노이로제가 있어서 가게 문을 열고 바깥으로 먼저 나갔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 당시 깨어 있던 경주 시민들은 실내 가구, 에어컨 등 벽에 부착된 기물들이 흔들리는 장면을 직접 봤다고 말했다.

경주시 용강동 주민 김지경(40대) 씨는 "규모 3점대 지진과 규모 4점대 지진은 느껴지는 정도가 확연히 다르다"며 "다른 지역은 긴급재난문자 알림을 받고 나서야 지진이 왔는지 알아챘을지 몰라도 많은 경주 시민들은 알림이 오기 전에 직접 지진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또 "이 추운 날 아이들과 어찌 대피하나 싶었다. 여진 걱정, 지진 가방 걱정부터 했다"며 "2016년에 규모가 작은 지진이 먼저 오고 더 큰 지진이 이후에 왔기 때문에 혹시 모를 여진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주시 황성동 주민 박지인(30대) 씨는 "긴급재난문자 알림이 들리자마자 침대가 흔들렸다"며 "한동안 지진 없이 잠잠해서 더 놀랐다"고 말했다.

황성동 주민 최인주(49) 씨는 "시간이 짧기는 했지만, 많이 흔들리기는 했다"며 "흔들리는 강도가 2016년보다 강하고 짧게 느껴졌다. 흔들리는 시간이 짧아 주민들이 밖으로 나오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2016년 지진 발생 당시 경주에 살았던 많은 이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호소했다.

2016년 경주시 충효동에 살다가 현재 대구 수성구로 거주지를 옮긴 이모(40대) 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아파트를 뛰쳐나온 그날이 생생하다"며 "몇시간을 밖에서 두려움에 떨며 한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했고, 여진이 날 때마다 아이들과 재난 가방을 메고 새벽에 피신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경찰과 경주시 측은 현재까지 파악된 인적 피해, 물적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문화재와 산업시설 전반에 걸쳐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는 비상 연락망을 가동해 전 직원을 발전소로 복귀시켰으며 피해나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월성원자력본부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월성 1·2·3 발전소에서 지진계측값이 최대 0.0421(월성 1호기 기준)로 계측됐으나 발전소에 미친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월성원자력본부 관계자는 "책상에 앉아 있는데 흔들리는 정도가 위협이 느껴질 정도였다"며 "곧장 장비 등을 통해 이상 유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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