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종 회장, bhc 1등 만들고도 '해임'…초라한 '퇴장'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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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종 회장, bhc 1등 만들고도 '해임'…초라한 '퇴장' 배경은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11월 08일 0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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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S 이사회, 박현종 회장 해임 결의…보좌하던 임금옥 대표까지 동시 '물갈이'
BBQ 소송전·가맹점 갈등 등 브랜드 가치 훼손…'오너리스크' 지적
박현종 bhc그룹 회장
박현종 bhc그룹 회장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bhc 지주사인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이하 GGS)가 박현종 GGS 대표이사 회장과 임금옥 bhc 대표이사를 동시에 해임했다. 박현종 회장과 임금옥 대표는 bhc를 치킨업계 1위 프랜차이즈로 발돋움한데 이어 지금의 '성공가도'를 이어가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bhc 성장의 1등 공신에 대한 갑작스런 해임 소식이 전해지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bhc 지주사 GGS 측은 지난 6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박현종 대표이사를 제외한 출석 이사 만장일치로 GGS 대표이사 변경을 결의했다. 신임 GGS 대표이사에는 등기임원인 차영수 사내이사가 선임됐다. 이날 이사회는 bhc 대표이사 변경안도 발의해, 임금옥 bhc 대표이사의 해임과 이훈종 사내이사의 대표이사 선임안도 의결했다. bhc 대표이사 변경은 8일 bhc 이사회에서 확정된다.

GGS 이사회 관계자는 "악화되는 외부 경영환경에 맞서, GGS 및 자회사 bhc의 기업 명성 및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속성장성을 추구하고 글로벌 수준의 기업 거버넌스 및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설명을 두고 업계에서는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두 대표 체제에서 bhc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bhc는 지난해 매출 5075억원, 영업이익 14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대비 6.4% 오른 반면 영업이익은 7.8% 줄었으나, 전년도 성적만으로 두 대표의 공을 폄하하는 것은 무리라는 평가다. 게다가 영업이익률은 28%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경쟁사인 BBQ와 교촌의 영업이익률이 각각 15.31%, 0.58%인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GS가 대표이사 해임을 단행하면서 단순 실적때문이 아니라 박 회장 재임기간 지속된 소송과 가맹점주와의 갈등 등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GGS가 입장문을 통해 'bhc의 기업 명성 및 브랜드 가치 강화'라는 표현을 쓴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출신의 박 회장은 인수·합병(M&A) 전문가로 2012년 제너시스BBQ의 글로벌 대표로 재직했다. 당시 BBQ의 부채가 814억원에 달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고, 이에 2013년 bhc를 미국 시티그룹 사모펀드인 로하튼에 매각했다. 박 회장은 매각 이후 BBQ에서 bhc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고, 2017년엔 회장 자리에 올랐다. 박 회장은 이때 같은 삼성전자 출신 임금옥 대표를 bhc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했다. 

두 대표 체제에서 bhc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종합외식기업'을 목표로 △창고43 △족발상회 △큰맘할대순대국 △그램그램을 비롯해 2021년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까지 공격적 M&A를 통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하지만 박회장은 외형 성장을 이루는 와중에도 지속된 논란에 시달렸다. 우선 bhc로 자리를 옮긴 후 BBQ과 지속된 소송전을 펼쳤다. 2015년 7월 불법으로 습득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BBQ 내부 전산망에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것이 대표적이다. 결국 지난해 6월 동부지법은 박 회장에 대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가맹점주들과의 지속된 갈등도 해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국정감사에도 몇 차례 불려갔다. 지난해에는 고올레인산 해바라기유를 프랜차이즈 본사가 고가에 매입하라고 강제했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았다. bhc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가맹점에 원부자재 마진을 과도하게 책정해 폭리를 취했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처럼 개인적인 소송이 브랜드 차원의 문제로 비춰진 것은 물론 가맹점주와의 갈등이 지속적으로 수면 위로 노출되면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는 것에 대해 지주사 측에서는 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GGS 관계자는 "BBQ와의 소송은 bhc 차원의 문제가 아닌 박현종 회장 개인의 문제"라며 "그럼에도 소송이 지속되면서 앞으로 bhc 브랜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오너 리스크'가 있을 것으로 이사회에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형적으로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실적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박현종 회장이 MBK파트너스 측과 주요 경영안건 및 인사를 두고 갈등을 빚어온 것이 해임의 촉매제가 됐다는 의견을 내놓았으나, MBK파트너스 측은 "근거없는 루머"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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