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의 금융산책] 아쉬운 반쪽짜리 금융권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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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의 금융산책] 아쉬운 반쪽짜리 금융권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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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의 금융권 국정감사가 11일 막을 올렸다. 진행 전부터 말도 탈도 많았던 금융권 국감은 김주현 금융위원장 선서로 다소 엄중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원활하게 흘러갈 거 같던 금융위원회 국감은 시작부터 삐거덕대며 요란했다. 의원들은 자료를 요청하고 받는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했고, 이 부분에서 비협조적인 금융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다소 충격적이었던 모 과장의 발언은 물론 자료를 금융감독원에 이첩하는 등 금융위의 떠넘기기가 지적되면서 준비 과정에서도 어긋난 인상을 남겼다.

이날 주요 쟁점은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가계부채 급증과 고금리 이자 부담, 내부통제 실패로 인한 횡령, 은행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등이다.

국정감사를 보면서 특히 아쉬웠던 부분은 '은행 50년만기 주담대'였다. 다소 부정확하고 모호한 발언을 이어갔던 김 위원장은 혼란을 남겼고,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무책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은행권에 책임을 전가하는 듯이 하는 뉘앙스는 불편하기까지 했다.

이외에도 많은 말들이 오갔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상황 설명만 나열됐을 뿐 대책방안이 언급됐는지 기억을 더듬는다면 분명하지 않다. 그만큼 알맹이는 없고 지적과 이에 따른 설명과 회피가 뒤따랐다. 차라리 소환된 인원들이 속 시원하게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말을 했다면 조금이라도 찜찜한 감정은 덜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올해 금융권은 심각하고 민감한 이슈들로 여러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만큼 국감에 쏠린 눈들이 많았는데 시작도 전에 반쪽짜리 국감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5대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이 증인과 참고인 명단에서 모두 빠진 이유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모로코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일제히 참석하면서 살얼음판을 피했다. 매년 국정감사 일정과 겹쳐 매번 피해 간다는 지적이 있음에도 반복은 계속될 뿐이다. 혹 "일정을 조정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하루 이틀의 일정도 아니고 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회장들이나 은행장들의 얼굴을 보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과 BNK경남·DGB대구은행 등 지방은행의 준법감시인이 17일 금감원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다.   

금융지주 수장들은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자리를 피했지만, 만약 누구라도 남아 출석을 했다면 떳떳하게 국정감사 자리에 설 수 있었을지 궁금한 부분이다. 그만큼 금융권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은 한 해였고 올해도 슬쩍 넘어갈 분위기다.

남은 기간, 국정감사가 원활하게 흘러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목청 높여 말이 오갈 것이고 분위기는 가열될 것이다. 아직 기간은 남아있으니 많은 눈들이 지켜봐주길 바란다. 국민의 관심이 그들을 긴장하게 만들 것이고, 이러한 관심은 보고도 헛웃음 나오는 상황을 줄어들게 만들 것이다. 아쉬운 반쪽 짜리 금융권 국정감사가 아닌 언젠가 알맹이 꽉찬 국정감사라는 말을 쓸 수 있는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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