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1년' 은행권, 고금리 수신 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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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1년' 은행권, 고금리 수신 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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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은행권의 수신 경쟁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고금리로 유치한 예적금 상품 만기 주기가 돌아오면서 은행들은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수신 금리를 올리며 재예치를 유도하고 있다.    

21일 은행연합회 예금상품금리비교 공시에 따르면 은행권 정기예금(만기 12개월) 36개 예금 상품 중 9개가 최고 4%대 금리를 제공했다. 이는 지난 4일 기준 5개였던 4%대 예금상품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과 전북은행 'JB 123 정기예금'이 4.20%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했다. 이외에도 Sh수협은행 'Sh첫만남우대예금'이 4.02%, BNK부산은행 '더(The) 특판 정기예금' 4%, 인터넷은행에선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이 4%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의 은행이 4% 이상의 금리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5대 은행 기준으로 금리는 3.50%~3.95%로 은행마다 3.90% 이상의 상품이 존재해 4%에 육박하는 예금 금리를 나타냈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NH농협은행 'NH올원e예금'이 각각  3.95%로 가장 높았고, 이어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3.92%,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과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이 각각 3.90%로 집계됐다.

이처럼 은행별로 수신 금리를 속속 올리는 이유는 작년 이맘때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의 영향이다. 당시 강원도가 레고랜드의 보증채무 미이행을 선언하면서 1·2금융권은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고 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서 고객 유치는 물론 방어에 나섰다. 또한 채권 시장의 자금 경색이 시작되면서 은행채 발행도 어렵게 돼 어떻게든 자금을 끌어모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 6%대 고금리로 유치한 예금은 100조원에 육박하며, 10월부터 만기가 도래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금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고객 확보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달 정기예금 만기를 앞둔 한 차주는 "은행마다 4% 이상 고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우대금리 적용을 받지 않아도 4%에 육박하는 상품도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면서 "10월까지 기다렸다가 만기가 도래하면 적정 상품을 골라 바로 재예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금리 경쟁이 과열되자 금융당국은 수신 경쟁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또 은행들의 입장에선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예대율 관리를 위해 예금도 함께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처럼 급격하게 올리지는 않겠지만 조금씩 수신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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