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은 LG디스플레이, 하반기 반등 '차량용 OLED'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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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찍은 LG디스플레이, 하반기 반등 '차량용 OLED'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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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실적 개선 요소로는 '마이크로 OLED' 주목
LG디스플레이 모델이 투명 OLED 등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대거 탑재된 완전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LG디스플레이(대표이사 사장 정호영)가 바닥을 찍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정보통신기술(IT) 제품 등의 수요 부진 여파로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적자폭이 줄어든 점은 '희소식'이다. 이에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하반기 실적이 한층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영업손실 881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적자 기간 동안 매 분기 계속 확대되기만 하던 적자폭이 올해 2분기엔 축소세로 돌아섰다.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어린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선 특히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관련 시장 규모는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7.8%씩 몸집을 키워 126억달러(약 17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IT기기'로 거듭나고 있어, 차량용 디스플레이가 '미래 먹거리'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도 지난 5월 '디스플레이 혁신전략'을 통해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디스플레이 융합 3대 신시장 중 하나로 선정할 만큼, 이 시장에 걸린 기대가 크다. 

이런 상황 속에서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수주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손기환 LG디스플레이 오토마케팅 상무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2분기까지 약 4조원의 자동차용 패널 수주를 기록했다"며 "수주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내년과 내후년 수주 목표도 상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그동안 액정표시장치(LCD) 중심이던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OLED 침투율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2.8% 수준이던 OLED 비중이 2027년 17.2%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차량용 OLED 시장의 선두주자인 LG디스플레이에는 호재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LG디스플레이의 글로벌 차량용 OLED 시장점유율은 50%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디스플레이(42.7%),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7.3%)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자율주행 가속으로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강화되면서 디스플레이가 점차 대형화·고해상도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장 상황은 LCD의 비중은 줄이고 OLED 등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 기업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차별화된 기술인 '탠덤 OLED'를 통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탠덤 OLED는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기존 1개 층만 쌓는 방식 대비 휘도(화면 밝기)가 높고 내구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애플 '비전 프로'
애플 '비전 프로'

또한 LG디스플레이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마이크로 OLED에 공을 들이고 있다. 벌써부터 확장 현실(XR) 시장이 본격화하는 시점에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실제 XR 시장의 기대주로 꼽히는 애플이 내년 초 출시 예정인 혼합현실(MR) 기기 '비전 프로'에 마이크로 OLED를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6월 초 공개하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마이크로 OLED는 기존 유리 기판으로 제작되는 OLED와 달리 실리콘 기판에 제작된다. 디스플레이 중에서는 최고 수준의 해상도와 휘도를 구현할 수 있어 XR 기기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F&S에 따르면 MR을 포함한 XR 시장 규모는 2022년 2조원에서 2028년 200조원으로 6년 만에 100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MR 생태계는 내년 1분기 비전 프로 출시 이후 빠르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현 시점에서 마이크로 OLED의 유일한 상업 생산 기업은 일본의 소니다. 다만 수율(생산량 대비 정상품 비율)이 낮은 점이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어, 기술 경쟁력을 갖춘 LG디스플레이에게 기회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3년 전부터 마이크로 OLED를 시험 생산하며 양산 기술력(2020년 4K 이상 해상도 구현 3500ppi)을 이미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생산 방식이 대량 생산에 적합해, 향후 시장 확대 시 적기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로 OLED는 MR 헤드셋 비전 프로 판가의 20%, 원가의 5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라며 "LG디스플레이는 소니 대비 경쟁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돼 향후 고성장의 기회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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