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LG전자(대표이사 조주완)가 '업(UP)가전 2.0'으로 생활가전을 스마트 홈 솔루션으로 전환시키는 혁신 물결에 올라탔다.
LG전자는 25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UP가전 2.0' 공개를 기점으로 그간 제품 제조·판매에 집중하던 가전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서비스 기반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제품부터 서비스까지 고객의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를 목표로 '스마트 홈 솔루션' 사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류재철 LG전자 H&A 사업본부장(사장)은 이날 "UP가전 2.0은 가전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서비스 기반 사업으로 확장하는 시발점"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LG전자는 지금까지 기기를 팔아서 매출 손익을 만들어내는 등의 제품 중심 사업을 펼쳐왔다"며 "앞으로는 홈이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서비스 전체를 사업의 영역으로 간주하고 고객의 생활 전반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는 지난 12일 회사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며 주목해야 할 변곡점으로 '서비스화(Servitization)'를 꼽은 바 있다. 서비스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 바로 UP가전 2.0이다.
UP가전 2.0은 지난해 LG전자가 공개한 UP가전 1.0의 후속 서비스다. 단순히 필요한 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지속 추가하는 1세대 UP가전과 달리 고객 취향에 맞춰 기능과 서비스의 추가·삭제를 자유롭게 하도록 해 '초개인화'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많은 고객이 자신에게 필요한 앱을 원하는 대로 설치하고 삭제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편리한 경험을 가전에서도 누리고 싶어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3년 이상의 연구개발을 거쳐 스마트 가전용 인공지능(AI)칩 'DQ-C'와 가전 운영체제(OS)를 자체 개발했다.
DQ-C 칩 기반의 가전 OS가 탑재된 UP가전 2.0은 새로운 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추가하는 것은 물론, 추가한 기능 중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손쉽게 지우며 원하는 대로 편집할 수 있다. 고객이 OS가전을 내게 딱 맞게 초개인화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류재철 사장은 "초개인화된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전용 칩과 OS를 개발하는 데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4종을 UP가전 2.0으로 출시하고 라인업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UP가전 2.0을 구매하는 모든 고객은 제품을 수령하기 전 LG 씽큐(LG ThinQ) 앱에서 3단계의 '라이프 패턴 분석' 설문을 진행하게 된다.
LG전자는 설문 결과를 분석해 해당 고객에게 최적화된 기능을 제안한다. 고객은 추천 모드나 코스를 클릭 한 번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 배송된 제품이 설치 완료되면 처음 사용하는 순간부터 이미 내게 딱 맞는 상태로 설정된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
또한 LG전자는 UP가전 2.0의 핵심 목표로 '고객들의 가사 해방'을 꼽았다. 가전이 해결하지 못하는 가사 영역이나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신경 써야 했던 소모품 교체, 세척 등 관리 영역을 서비스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고객은 UP가전 2.0 구매 시점에 제품 관리, 세척 등 LG전자 케어십 서비스는 물론, 가사 부담을 줄이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선택 가능한 외부 O2O(온라인에서 오프라인) 서비스는 △모바일 비대면 세탁(런드리고) △세제(LG생활건강), 유제품(우유창고) 정기배송 △집 청소 및 냉장고 정리(대리주부) △물품보관(미니창고 다락) △신선식품(더반찬&) 등 총 6가지다.
서비스를 신청한 고객은 서비스 종류에 따라 매달 할인쿠폰(대리주부, 미니창고 다락), 적립금(런드리고, 더반찬&), 물품 정기배송(LG생활건강, 우유창고) 등을 받게 된다. 각종 서비스는 자유롭게 가입 및 해지할 수 있다.
LG전자는 우선 제품에 관련된 서비스부터 연계하고 점차 고객의 생활 전반을 케어하는 서비스까지 지원하도록 제휴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제휴 서비스와 관련해 이향은 LG전자 H&A CX담당 상무는 "일례로 고객들은 세탁기만 집에 들였을 뿐인데 그와 관련된 제반된 서비스를 함께 받으며 통합 솔루션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정수 LG전자 H&A 렌탈케어링·구독사업담당 상무는 "LG전자 제품과 서비스가 하나가 돼 고객 삶에 편리함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구매 방식의 다변화 차원에서 '구독' 방식도 새롭게 도입한다.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렌털은 3분기 내 구독과 통합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고객들은 3년부터 6년까지 구독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제품·구독 기간에 따라 월 3만~5만원대의 비용만 투자하면 된다. 대형가전 특성상 초기 구매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다. 구독 기간 제품 애프터서비스(AS)는 무상 제공된다.
임정수 LG전자 H&A 렌탈케어링·구독사업담당 상무는 "가격대가 부담스러워 대형가전 구매를 꺼리는 고객의 경우 구독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1인 가구 또한 타깃층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구독 서비스로 사업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류재철 LG전자 H&A 사업본부장(사장)은 "구독을 주력으로 삼겠다"며 "현재 고객의 절반 이상을 구독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빠른 시간 안에 바뀌리라 생각한다"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