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현대인…가전업계, '슬립테크'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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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현대인…가전업계, '슬립테크'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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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마인드 웰니스 솔루션 '브리즈'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지난밤의 수면 지표를 확인하는 모습.
LG전자의 마인드 웰니스 솔루션 '브리즈'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지난밤의 수면 지표를 확인하는 모습.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국내 기업들의 시선이 수면 시장에 꽂혔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스트레스 등으로 수면 장애를 호소하는 현대인이 늘며 이들을 겨냥한 '숙면을 돕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인의 수면 시간은 전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자료를 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51분으로, OECD 회원국 평균(8시간 22분)보다 31분이 부족하다.

특히 9시간가량의 수면 시간이 요구되는 아동·청소년들의 수면 부족 현상이 눈에 띈다. 통계청이 발표한 '아동청소년인권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기준 '5시간 이상 6시간미만'·'5시간미만'의 수면을 취하는 청소년은 전체의 23.4% 달했다. 해당 조사는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9000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수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은 매년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수면장애 환자는 2016년 49만5506명으로 집계된 이래 5년간 연평균 7.9% 증가하며 2020년 67만1307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8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관련 업계선 무선 이어셋과 스마트워치 등을 활용하는 한편, 자동으로 온도가 조절되는 매트리스를 선보이며 현대인의 수면의 질 개선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LG전자(대표이사 조주완)는 지난 14일 스트레스나 불면에 시달리는 고객을 위한 마인드 웰니스 솔루션 '브리즈'를 선보였다.

마인드 웰니스란 건강하고 행복한 마음 상태를 말한다.

브리즈는 뇌파를 측정하는 무선 이어셋과 뇌파 조절 유도 콘텐츠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됐다. 뇌파 감지 기술을 기반으로 뇌파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사용자의 상태를 측정하고, 스마트폰에 기록된 생활 데이터와 연계해 안정과 숙면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브리즈에는 좌뇌와 우뇌에 각각 들려주는 주파수의 차이를 이용해 상황에 맞는 적절한 뇌파를 유도하는 뇌파동조 원리가 적용됐다. 예를 들어, 깊은 수면 상태에 해당하는 2Hz 대역의 뇌파를 유도하기 위해 왼쪽 귀와 오른쪽 귀에 2Hz 주파수 차이가 나는 소리를 들려주는 식이다.

고정된 주파수를 반복해 들려주는 스태틱 바이노럴 비트와 함께 LG전자가 자체 연구개발한 다이내믹 바이노럴 비트도 지원한다.

삼성전자(대표이사 한종희·경계현)가 오는 26일 '갤럭시 언팩'을 통해 공개할 갤럭시 워치6는 전작 대비 수면 관리 기능이 고도화된 것이 특징이다.

일례로 소비자들은 기존 갤럭시 스마트폰을 통해서만 제공되는 숙면을 위한 팁을 갤럭시 워치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이 외에도 갤럭시 워치6에는 수면 모드에 맞춰 갤럭시 센서의 후면 불빛이 자동으로 조절되고, 알림이 무음으로 전환되는 등 맞춤 설정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전자기기를 활용한 숙면 솔루션을 앞다퉈 선보이는 사이 중견·중소기업들은 매트리스를 통해 소비자들의 수면 환경 개선에 나섰다.

삼분의일이 최근 선보인 스마트 매트리스 '슬립큐브'.
삼분의일이 최근 선보인 스마트 매트리스 '슬립큐브'.

수면 전문 브랜드 삼분의일(대표 전주훈)은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개인화된 수면 최적 온도를 제공하는 스마트 매트리스 '슬립큐브'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이용자가 별도의 기기 착용 없이 침대에 눕기만 하면 수면 센서가 사용자의 호흡수를 측정해 수면 상태를 파악하고, 잠들고 일어나기까지 전 수면 과정에 걸쳐 최적의 온도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매트리스 표면온도를 20도에서 40도까지 자동 조절해 사용자의 체온을 수면 단계에 맞게 변화시켜 수면 효율성과 전반적인 수면의 질을 개선해준다.

전주훈 삼분의일 대표는 "슬립큐브는 수면 장애가 있거나, 수면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사람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SK매직(대표이사 김완성)은 연내 수면 환경 모니터링 및 개선 솔루션 기술을 반영한 최첨단 매트리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소비자들도 수면 관리 기능을 더한 제품에 대해 관심도가 높아 업계선 향후 관련 솔루션 및 기술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갤럭시 워치의 수면 기능 사용자가 지난해 대비 약 2배가량 증가했다. 삼분의일은 최근 출시한 슬립큐브의 체험을 원하는 소비자가 당초 예상 대비 2배 이상 많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말 숙면을 유도하는 '릴랙스 모드' 등이 탑재된 스마트 매트리스를 선보인 코웨이(대표이사 서장원)는 출시 초기 대비 스마트 매트리스에 대한 고객 문의량이 2배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수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데 더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뜻하는 웰니스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숙면을 돕는 기술이나 솔루션은 앞으로 더욱 고도화될 것"이라며 "관련 기술의 적용도 웨어러블 기기나 매트리스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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