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간판' 떼내는 식품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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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간판' 떼내는 식품가, 왜?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07월 10일 0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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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도약 및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위한 사명 변경 시도
사명 변경 효과보려면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 뒤따라야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최근 식품기업들이 잇달아 '간판 교체'에 나서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고 해외 진출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기존의 낡은 간판은 떼어내고 새로운 사명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올 상반기 상호를 변경한 상장사는 총 64개사로 집계됐다. 사명 변경 이유로는 '경영목적 및 전략 제고'가 41.0%(32개사)로 가장 많았고, '회사 이미지 제고' 24.4%(19개사), '사업 다각화' 16.7%(13개사) 등이 뒤를 이었다.

롯데제과도 여기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4월 롯데웰푸드로 56년 만에 사명을 변경해서다. 변경 사유로는 경영목적 및 전략 제고와 회사 합병을 들었다.  

지난해 7월 롯데푸드를 흡수하면서 제과 외에 간편식, 육가공, 유가공 등으로 사업영역이 넓어지자 기존 사명이 이를 모두 담아내지 못하게 됐다. 이에 당시 롯데제과는 제과 기업에 한정됐던 사업 영역의 확장성을 담보하고,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롯데웰푸드'로 사명을 바꿨다. '웰(Well)'이라는 키워드를 활용해 건강한 식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의미도 강조했다. 

새로운 사명에는 신규 카테고리 진출과 해외 사업 확장에 나가겠다는 의지도 반영했다. 롯데웰푸드는 롯데웰푸드로 이름을 바꾸면서 케어푸드, 기능성 식품, 비건푸드 등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적극적인 글로벌 공략을 통해 현재 20% 수준인 해외 사업 비중도 중장기적으로 5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삼양식품그룹의 지주사인 삼양내츄럴스도 사명을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변경하고 새로운 CI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톱100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비롯해 식품·과학이 결합된 영역을 개척하는 기업으로서의 새로운 정체성과 비전 수립에 나선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하늘·땅·사람을 풍족하게 만든다는 기업 철학 '삼양(三養)'과 심신의 허기를 채우고 사람들을 연결하는 음식을 의미하는 '라운드', 혁신 및 질서로 삶을 개선하는 과학을 뜻하는 '스퀘어'가 합쳐져 탄생했다. 이번 CI 리뉴얼을 계기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미래 먹거리 창출, 글로벌 체제를 가속화한다. 모태 기업인 삼양식품 등 각 계열사의 CI도 순차적으로 변경하고 하반기 내 CI 리뉴얼을 알리는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선 2021년에는 한국야쿠르트가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을 목표로 제시하며 'hy'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hy에는 식음료 기업에 한정됐던 기존 이미지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 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실제 hy는 사명 변경 이후 메쉬코리아(현 부릉)을 인수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명을 새롭게 바꾸면 이처럼 사업 영역 확장에 적극 나서는 것은 물론 기업의 이미지를 신선하게 쇄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오랜 기간 쌓아온 기업의 인지도를 처음부터 다시 쌓아올려야 한다는 위험도 뒤따른다. 제품 패키지 교체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단점이다. 사명 변경에 따른 내·외부적으로 상당한 비용을 치뤄야 하는 셈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K푸드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제품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인지하기 쉽도록 사명을 바꾸는 것 자체는 바람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명 변경으로 인해 기존의 인지도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소비자에게 새로운 사명을 알리려는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 등이 뒷받침된다면 브랜드 이미지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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