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이찬우 기자 |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의 전기차 'RZ450e(이하 RZ)'는 정숙하고 안정적인 주행감이 인상적인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이었다.

특히 다른 전기차 대비 부드러운 승차감과 제동감이 매력적이었다. 반면, 400km가 되지 않는 짧은 주행가능 거리는 아쉬웠다.

지난 23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인근에서 'RZ'를 시승했다. 강원도 산길 와인딩 코스를 따라 주행하며 차량의 성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RZ450e는 렉서스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순수 전기차(BEV)다. BEV 전용 e-TNGA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기차에 최적화된 패키징을 구현했다. 프런트와 리어에 새롭게 개발된 이액슬(e-Axle)이 적용된 다이렉트4(DIRECT4) 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인 주행과 함께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전기차답게 전면부터 획기적이었다. 엔진이 없는 전기차의 특성을 반영해 차량의 '그릴'을 없앴다. 그릴은 자동차 전면에 설치돼 엔진의 열을 식히는 통풍구의 기능을 하면서 차량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결정한다.

렉서스는 그동안 '스핀들 그릴'이라는 디자인을 대부분의 차량에 적용해 왔다. 이는 렉서스의 상징적인 디자인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나타내기도 했다.

전기차 RZ는 이 그릴을 아예 삭제시켰다. 전기차는 전면부에서 열이 발생하지 않아 그릴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고수해온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는 파격적인 결정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렉서스의 포부가 돋보였다.

반면, 전면이 통으로 이어진 탓에 '장난감 같다'는 반응도 있었다.

측면은 날렵했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으로 인해 실제 크기보다 좀 작아 보이기도 했다. 적당한 바퀴 크기와 짧게 떨어지는 후면 라인이 스포티함을 더해줬다.

실내는 기대 이상으로 세련됐다. 밝은 시트색상으로 인해 화사하고 아늑한 느낌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한 눈에 보기 좋은 계기판과 큼직한 센터디스플레이는 운전자 편의를 크게 높일 것으로 보였다.

스티어링 휠(핸들)의 촉감은 부드럽고, 콘솔박스에 위치한 기어 스틱을 비롯한 여러 버튼들의 마감도 훌륭했다.

2열 레그룸은 적당했다. 그리 넓진 않았지만 신장 180cm 성인남자가 앉았을 때 불편한 느낌은 없었다.

이 차량의 최대 장점은 주행감이다. 적절한 동력 분배로 인해 어느상황에서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전기차 답게 매우 정숙했고 출력은 부드러웠다. 주행 코스 가운데 공사현장이 있어 의도치 않게 오프로드를 경험을 했는데 큰 흔들림 없이 무난하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코너링도 매우 뛰어나다. 빠르게 코너를 돌아도 안정감이 느껴졌다.

반면 짧은 주행가능거리는 아쉬웠다. RZ는 1회 충전으로 최대 377km를 주행할 수 있는데 다른 전기차들에 비해 부족한 성능이다. 대부분의 전기차들은 최소 400km가 넘는 주행가능거리를 보유하고 있는데, RZ는 1억원에 가까운 가격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주행거리를 보유하고 있었다.

렉서스 RZ는 치열해지고 있는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특유의 안정감을 무기로 경쟁력 있는 상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브랜드가 지겨운 소비자라면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의 맛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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