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토요타 크라운 2.5 HEV, 디자인과 실용성 모두 잡은 크로스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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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토요타 크라운 2.5 HEV, 디자인과 실용성 모두 잡은 크로스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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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컨슈머타임스=이찬우 기자 | 일본 국민 세단 '토요타 크라운'은 고급스러운 디자인, 편안한 주행감, 높은 연비 효율이 매력인 모델이었다.

지난 9일 강원도 정선군부터 강릉군으로 이어진 코스를 따라 토요타 크라운 2.5 하이브리드(HEV)를 맘껏 느꼈다. 세단의 승차감과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의 탁 트인 시야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반면 넓지 않은 뒷자리와 트렁크는 아쉬웠다. 실내공간과 트렁크 사이즈는 SUV보단 세단에 가까웠다.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크라운은 1955년 토요타 최초의 양산형 승용차로 출시된 이래 토요타 브랜드 라인업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모델이다. 68년동안 16세대의 변화를 거친 근본 있는 차량이다.

일본 내에서 고급 세단, 성공의 상징으로 불리는 크라운은 한국의 대표 고급 세단 그랜저의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크라운의 전면은 역동적이고 고급스러웠다. 이전 15세대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확 달라졌다. 망치 머리를 형상화한 디자인을 도입해 공격적이면서 부드러웠다.

날렵한 헤드라이트와 넓은 그릴은 고급스러움에 스포티함까지 더해줬다. 이러한 전면부의 모습은 새로 디자인된 크라운 특유의 왕관 로고와 찰떡궁합을 보였다.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측면은 크로스오버답게 부드러웠다. 전면부터 후면까지 걸림없이 쭉 이어져있는 라인은 보기에 편안했다. 뿐만 아니라 21인치 휠이 적용돼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느껴졌다.

게다가 최근 트렌드에 맞게 뒤로 갈수로 낮아지는 루프라인이 적용돼 고급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감성까지 구현했다.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후면은 일자형 리어램프가 인상적이었다. 일자 램프로 인해 그랜저와 이미지가 비슷했지만 비교적 높은 차체와 입체적인 범퍼라인을 통해 차별을 뒀다.

반면 뒤에 있는 로고가 왕관이 아닌 기존 토요타 로고인 점은 아쉬웠다. 크라운은 특유의 왕관 로고가 매력인 모델인데, 뒷부분은 로고로 인해 그저 평범한 토요타 차량처럼 느껴졌다.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실내는 기대 이상으로 깔끔하고 고급스러웠다. 얼마 전 토요타의 SUV RAV4 시승 당시 평범한 실내 인테리어에 충격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데, 크라운은 확실히 달랐다.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고급스럽고 미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너무 화려하지 않은 절제된 멋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공조장치를 비롯한 열선-통풍 시트 등 센터페시아 버튼들은 모두 물리버튼으로 설계됐다. 최근 센터페시아에 터치식 패드가 도입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데, 크라운은 이러한 불편 요소를 정확히 잡아냈다.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내비게이션은 수입차 중에서는 양호한 편이었다. 다른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내비게이션이 설치돼 있지 않거나 과속 카메라 알림이 없는 등 현지화가 부족한데, 크라운의 내비게이션은 길 안내, 단속구간 알림 등이 원활히 작동됐다.

콘솔박스도 무난했다. 적당한 수납공간과 편리한 기어 스틱이 탑재돼 우수한 운전 편의를 제공했다.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던 1열에 비해 2열은 아쉬운 점이 많았다. 국산 세단의 넓고 안락한 2열에 익숙해진 탓인지 크라운의 2열은 쾌적한 느낌이 부족했다.

신장 180cm의 성인 남성이 탑승했을 때 레그룸이 그리 넓지 않았다. 현대차의 쏘나타, 그랜저 등 비슷한 크기의 모델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좁은 느낌이었다.

뿐만 아니라 헤드룸도 넉넉하지 않았다. 크라운에 탑재된 대용량 배터리가 2열쪽에 탑재돼 있어 시트의 높이가 높을 뿐만 아니라,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라인 때문에 허리를 쭉 피면 머리가 천장에 닿을 듯 했다.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트렁크도 크로스오버라는 이름에 비해 넓지 않았다. 쉐보레의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뒷유리와 트렁크가 같이 열리는 '테일게이트' 방식을 도입해 개방감과 적재 편의성이 높은 반면, 크라운은 트렁크만 열려 그리 넓은 느낌을 받지 못했다.

게다가 수동으로 트렁크를 열어야 하는 점도 아쉬웠다. 판매가를 6000만원 가까이 책정했다면, 편의성은 더 꼼꼼히 챙겨야 했다.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토요타 크라운. [사진 = 이찬우 기자]

주행감은 전체적으로 부드러웠다. 세단처럼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승차감이 느껴졌고 출력도 무난했다. 초반 가속 시 배기음이 크게 들리긴 했지만 일정 속도를 넘어서면 잦아들었다.

연비는 복합 주행 기준 리터당 15㎞ 수준이었다. 다양한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연비 주행을 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우수한 기록이다.

토요타 크라운 2.5 HEV는 일본차 특유의 무난한 감성과 탄탄한 성능이 받쳐주는 차량이다. 크로스오버치고 좁은 공간과 다소 높게 책정된 가격은 아쉽지만, 남녀노소 모두의 취향을 저격할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매력적인 모델이다. 치열한 고급 세단 시장에서 특별하고 효율적인 감성을 추구하고 싶은 소비자에게는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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