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코로나19로 큰 영업 타격을 받으면서 그만큼 대출도 많이 받은 자영업자들이 서서히 한계를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 자영업자의 경우 대출 만기 연장·상환 유예 등의 금융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미 연체율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까지 높아졌다.
8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소득 수준별 대출 잔액·연체율 현황' 자료를 보면 작년 4분기 말 현재 전체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19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3분기(1014조2000억원)에 이어 두 분기 연속 1000조원을 넘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4분기(684조9000억원)와 비교하면 48.9% 급증했다.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도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0.19%에서 4분기에는 0.26%로 3개월 사이 0.07%포인트 올랐다.
이는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해 분석한 결과다.
자영업 대출자 연체율을 소득별로 나눠보면 저소득층(소득 하위 30%)은 지난해 3분기 0.7%에서 4분기 1.2%로 0.5%포인트 높아졌다. 이 계층의 연체율은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4분기(1.3%) 이후 3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고소득(소득 상위 30%) 자영업자의 연체율(0.7%)도 2020년 2분기(0.7%) 이후 2년 6개월 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소득(소득 30∼70%) 자영업자의 연체율(1.3%)은 1년 전인 2021년 4분기(1.3%)와 같다. 지난해 1분기(1.1%) 이후 계속 상승 중이지만 저·고소득층보다는 상대적으로 연체율 상승 속도가 빠르지 않다.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를 뿐 아니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간 대출 증가 폭이 가장 큰 계층도 저소득 자영업자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2019년 4분기 70조8000억원에서 2022년 4분기 119조9000억원으로 69.4% 늘었다.
증가율이 같은 기간 중소득층(64.7%·112조9000억원→186조원)이나 고소득층(42.4%·501조2000억원→713조9000억원)보다 높다.
더구나 중소득 자영업자의 지난해 4분기 대출 잔액은 3분기보다 0.9% 감소해 2018년 3분기(-0.7%) 이후 4년 3개월 만에 첫 감소를 기록했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은 각 0.8%, 0.9% 더 증가해 역대 최대 대출액을 경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