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기부 배달원 눈물의 조문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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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기부 배달원 눈물의 조문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 강윤지 기자 yjkang@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9월 29일 1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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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듯한 생활로도 주변 이웃을 돕는데 일생을 바쳤던 '천사배달원' 고 김우수 씨의 빈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김씨의 빈소가 차려진 영등포구 대림동 서울복지병원 장례식장에는 28일 밤 늦은 시간까지 그의 마지막 길을 지키려는 시민들과 각계 인사들이 찾아왔다.

시민들은 중국집 배달원이었던 김씨가 70만원의 월급을 쪼개 어린이들을 돕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낯 모르는 그의 죽음을 함께 슬퍼했다.

트위터를 보고 조문을 왔다는 박현철(47)씨는 "모르는 사이지만 소식을 듣고 너무 미안했다"며 "나도 사업에 실패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고인보다 잘 살았던 시절에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인사를 하면 덜 미안할 것 같아 찾아왔다"면서 영정 앞에서 눈물을 훔쳤다.

그가 일하던 중국집 주인 이금단(45.여)씨는 이날 오전 그가 지내던 고시원에서 옷가지와 신발 등 유품을 챙겨 빈소를 찾았다.

고인의 마지막 후원자로 알려진 신모(16)양은 이날 오후8시께 장례식장을 찾아 환하게 웃는 고인의 영정사진 앞에서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2007년부터 5년간 고인의 후원을 받아 온 신양은 "기사를 검색하다 예전에 아저씨와 찍은 사진이 책상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직접 찾아와 조문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양은 "평소에 외롭게 지내셨는데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뒤 이렇게 관심을 받게 되는 게 너무 슬프고 속상하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영부인 김윤옥 여사, 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 재단 후원회장인 배우 최불암씨, 재단 홍보대사 개그맨 이홍렬씨, 김경란 아나운서,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 등이 고인의 빈소를 찾았다.

네티즌들 역시 어린이재단 홈페이지에 마련된 사이버 조문 공간을 찾아 "우리는 김씨보다 돈을 더 많이 벌어도 이웃들에게 아무 선행도 하지 못했다. 창피하다", "너무 부끄러운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명복을 빕니다", "진정한 천사님 하늘에서 꼭 보상받으시길…", "당신으로 인해 이 세상이 따뜻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라는 등의 글을 남기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복지병원 장례식장 5호실, 발인은 29일 오후 1시이며 장지는 벽제승화원이다.

컨슈머타임스 강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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