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김강민 BAT그룹 디자인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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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김강민 BAT그룹 디자인 총괄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03월 29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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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가 '카테고리 리더' 되도록…'이기는 디자인' 할 것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BAT로스만스는 지난 2월 신제품 '글로 하이퍼 X2'를 시장에 공개했다. 글로 하이퍼 X2는 스타일리시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일부 색상 제품은 출시와 동시에 물량이 동나기도 했을 정도다.

이처럼 글로 하이퍼 X2는 혁신적인 기능과 더불어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이에 글로 하이퍼 X2의 기획과 디자인을 총괄한 BAT그룹 최초의 디자이너인 김강민 총괄을 만나 글로 디자인 개발 과정과 그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Q. 국내 대기업의 UX 디자이너로 오래 근무했는데 '담배 기업'인 BAT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 처음에는 담배 기업에서 디자인적으로 어떤 니즈가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입사 인터뷰를 통해 BAT가 뉴 카테고리로 변화하면서 담배 회사가 아닌 일용소비재(Fast-moving consumer goods, FMCG) 멀티 카테고리 브랜드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기술와 제품 디자인의 결합이 굉장히 중요해진 것이죠. 

이전에 제가 경험을 통해 얻었던 혁신적인 기술과 관점을 활용해 BAT가 겪고 있는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 굉장히 의미 있겠다는 생각에 회사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제품 디자인 뿐만 아니라 제가 원하는 가장 이상적이고, 빠르고, 강한 인하우스 디자인팀을 스스로 디자인할 수 있다는 부분도 매력적으로 작용했습니다. 

Q. 2020년부터 BAT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주도했는데, 이번 신제품 디자인에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무엇입니까?

== BAT만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기 위해 투 톤 디자인을 차용했습니다. BAT만의 독창성은 '조합과 조화'라고 생각합니다. '대조'를 잘 배치하면 이러한 조화로움을 부각시킬 수 있습니다. 투 톤의 매치라고 하면 강렬함만을 떠올릴 수 있지만 부드러움, 유연함까지 모두 갖출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컬러의 대비뿐 아니라 촉감과 소재 등 조합을 다각도로 고민해 제품을 디자인했습니다.

심미적으로 '투 톤의 매치'에 집중했다면 소비자들이 어떻게든 편안하게 쓸 수 있도록 하는 '편의성' 측면에도 집중을 했습니다. 혁신적인 기술을 소비자들이 편안하게 쓰기 위해서는 직관적인 디자인이 필수로 뒤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디바이스를 한 손으로 잡은 상태에서 아이리스 셔터의 꺽쇠를 움직일 수 있는 최적의 각도를 찾기 위해 수차례의 테스트를 진행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Q. 편의성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적으로 포기해야했던 적도 있습니까?

== 전체적으로 덜어내려는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디자인만 강조하다 보면 편리함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스트 버튼도 디자인적으로 보면 하나의 그룹으로 연출하는 것이 더욱 간결하지만 고객이 사용할 때는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에 2개의 버튼으로 분리해 적용했습니다. 좋은 디자인은 소비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 봤던 제품 중 가장 디자인적으로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제품은 무엇입니까?

== 글로 프로 슬림입니다. 경영진 보고 시에 딱 하나의 제스쳐를 취했습니다. 옷 안주머니에 꺼내고 집어넣는 씬. 포켓에 넣을 수 있는 슬림한 디자인이 목표였는데 그 당시 슬림한 컨슈머블과도 잘 매치됐습니다. 

Q. 디자인 전문가로서 한국 시장과 소비자들은 다른 시장과 비교해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BAT의 다양한 마켓 중에서도 한국시장은 정말 독특하고 특별한 시장입니다. 한국에서 성공하면 글로벌에서 성공한다는 공식이 있을 정도입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까다롭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 제품을 선택하기에 한국인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Q. BAT의 디자인팀은 본인이 직접 꾸린 팀이어서인지 한국인 팀원들도 많습니다. 한국인 팀원들의 역량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 디자인 팀의 첫 멤버로 BAT에 합류해 직접 팀을 꾸렸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함께 일해본 경험이 있던 에이전시와 같이 일하게 됐고 자연스레 팀이 커지면서 한국 직원들을 더 많이 영입하게 됐습니다. 한국 직원들을 채용한 것이 제가 한국인이어서만은 아닙니다. 디자인 분야에서 한국 디자이너들의 역량이 탁월하기에 한국인 디자이너들을 영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BAT 디자인 팀의 10%가량이 한국인으로 구성돼 있고 모두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글로의 대표 기능인 부스트 모드, 아이리스 셔터의 디테일 등 많은 부분들을 사실상 한국인 팀원들이 맡았습니다. 글로 프로 슬림 디자인의 초기 콘셉트는 한국 팀이 주도적으로 잡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Q. 앞으로 BAT에서 어떤 디자인을 하고 싶습니까? 

== 글로가 카테고리 리더가 되도록 '이기는 디자인'을 하고 싶습니다. 고객의 취향을 잘 읽으면서 그에 대응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고 싶습니다. 고객 경험과 심미성, 편의성 등을 모두 고려해 가장 매력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BAT에서는 구조적으로 더 컴팩트하면서 쉽고 직관적인, 한층 진일보한 인터페이스가 적용된 제품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 현재 BAT 브랜드는 발전되고 정제된 디자인 랭귀지(Design Language, 특정 제품에 적용된 디자인의 규칙 또는 가이드라인)를 갖춰 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것을 잘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BAT 제품들이 고객과 점접을 넓혀 사려깊고 완성도 있는 디자인으로 사랑받고록 하고 싶습니다. 

◆ 김강민 BAT그룹 디자인 총괄은?

김강민 총괄은 캔자스 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경영학 석사를 수료했다.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유럽 디자인센터 분소장, CTO부문 UX(User Experience, 사용자경험) 연구소 Foresight 팀장, 디자인경영센터 LSR·UX연구소 UXD 팀장, 뉴비지니스센터 UX 혁신 팀장을 역임했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BAT 뉴 카테고리 디자인 총괄을 맡아 글로 프로 슬림, 글로 하이퍼 X2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더 나은 소비자 경험 제공을 위해 디바이스를 생태계로 활용하는 디지털 전환에 초점을 맞춤 제품 혁신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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