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토요타 RAV4 PHEV, 실용성은 '좋은데' 디자인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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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토요타 RAV4 PHEV, 실용성은 '좋은데' 디자인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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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RAV4 PHEV. [사진 = 이찬우 기자]
토요타 RAV4 PHEV. [사진 = 이찬우 기자]

컨슈머타임스=이찬우 기자 | 하이브리드 명가 토요타가 지난달 대표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RAV4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RAV4 PHEV'를 출시했다.

직접 타본 RAV4 PHEV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모델이었다. 60km에 달하는 순수전기 주행거리와 훌륭한 연비가 인상적이었지만, 평범한 외관과 내부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부터 경기도 남양주의 한 카페까지 약 60km의 코스를 주행했다. 주행하는 동안 순수 전기모드(EV모드), EV모드로 주행하면서 엔진의 힘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Auto EV/HV모드'(오토모드), 엔진 구동력을 활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CHG HOLD모드'(차지모드)를 사용했다.

RAV4 PHEV는 총 4가지 주행모드가 있다. 위 언급한 3개와 배터리 충전량을 유지하면서 전기모터와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HV모드'가 있다. 워낙 짧은 주행코스 탓에 HV모드는 사용하지 못했다.

토요타 RAV4 PHEV. [사진 = 이찬우 기자]
토요타 RAV4 PHEV. [사진 = 이찬우 기자]

첫 출발은 EV모드로 시작했다. 일정거리를 순수 전기로만 달릴 수 있다는 PHEV 자동차의 장점을 먼저 느껴보고 싶어서다.

EV모드는 전기차와 다를 바가 없었다. 매우 정숙한 주행감과 부드러운 출력이 마치 순수전기차를 타는 듯한 느낌을 전해줬다. 적은 소음과 진동이 서울 도심 한복판 정체구간의 피로를 조금이나마 덜어줬다.

고속구간도 수월하게 달렸다.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가속이 느껴져, 순간 이 차에 가솔린 엔진이 있다는 것을 잊을 정도였다.

약 10㎞의 EV모드 주행을 마치고 '오토모드'로 전환했다. 오토모드는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기모터로 주행하다 동력이 더 필요한 순간 가솔린 엔진이 개입하는 방식으로 구동한다.

일반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기에서 가솔린으로 넘어가는 순간 진동과 함께 소음이 들리는 등 이질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RAV4 PHEV는 이질감이 덜했다.

달리면서 전기모터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차지모드'는 혁신적이었지만, 주행감이 좋지는 않았다. 배터리를 충전해야 해 필요 이상의 엔진을 가동하다 보니 엄청난 소음이 발생한다. 마치 10년 이상된 노후 경유차를 타는 듯했다. 가속하거나 오르막을 오를 때는 더 힘들었다. 배터리가 없는 긴급상황이 아니면 굳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다만 배터리 충전량은 양호했다. 시끄러운 만큼 충전효율은 효과적이었다. 실제 충전량을 측정해본 결과 차지모드로 대략 1㎞ 주행하면 전기모드 주행거리가 1㎞씩 늘어나는 수준이었다.

승차감은 SUV인 것을 감안하면 안정적이고 준수했다. 세단 수준의 승차감을 원하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큰 불편을 못 느끼는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차의 성능은 딱히 흠 잡을 곳이 없었다. 토요타는 역시 기술력이 좋은 기업이다. 그러나 디자인은 다소 아쉬웠다.

토요타 RAV4 PHEV. [사진 = 이찬우 기자]
토요타 RAV4 PHEV. [사진 = 이찬우 기자]

외관은 큰 휠과 각진 디자인으로 이뤄진 기존 5세대 모델을 그대로 도입해 스포티함과 단단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만큼 밋밋하다. 일부 소비자들의 "얼핏 보면 티볼리"라는 평가가 공감될 정도다. 5000만원대의 수입차의 디자인이 2000만원대 국산차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는 점 자체가 문제다.

토요타 RAV4 PHEV. [사진 = 이찬우 기자]
토요타 RAV4 PHEV. [사진 = 이찬우 기자]

내부는 더욱 아쉬웠다. 최근 완성차 업계는 외관만큼 내관에 신경을 쓰는 추세인데 RAV4 PHEV는 이 같은 트렌드가 반영되진 않아 보였다. 모든 것이 투박하고 단조로워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없었다. 특히 툭 튀어나온 디스플레이는 내장된 것이 아니라 따로 달아놓은 내비게이션 같았다.

그나마 대시보드, 문, 스티어링 휠 등의 마감은 훌륭했다. 질 좋은 가죽에 단단하게 꿰매진 바느질이 인상적이었다.

토요타 RAV4 PHEV. [사진 = 이찬우 기자]
토요타 RAV4 PHEV. [사진 = 이찬우 기자]

2열 공간은 성인 남성이 탑승했을 때도 큰 불편함을 못 느낄 정도였다. 무릎과 1열 좌석의 거리가 어느정도 확보돼 여유로운 동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렁크는 약 490L로 골프백이나 장바구니, 여행 용품 등을 싣기에도 충분해 보였다.

토요타 RAV4 PHEV. [사진 = 이찬우 기자]
토요타 RAV4 PHEV. [사진 = 이찬우 기자]

RAV4 PHEV를 주행해본 결과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에겐 좋은 선택지일 것으로 보인다. 다른 수입 PHEV 모델은 8000만원대에 달하는 반면 이 모델은 5000만원대에서 구매할 수 있다. 성능도 그에 못지않다. PHEV 자동차의 장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반면, 디자인에 민감하다면 이 차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비슷한 가격대에 더 고급스럽고 예쁜 디자인의 모델들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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